「아이는 놀고, 엄마는 찍고」. 엄마와 아이가 함께 만든 프로그램이 선보인다. 주인공은 EBS 「난 할 수 있어요」 팀의 정영아 PD와 그의 딸 박성은(12·서울 규남 초등 6)양. 평소 일 때문에 좀처럼 시간을 내지 못했던 정PD가 성은이와 함께 떠난 한 달 동안의 유럽 여행기를 직접 비디오 저널리스트(VJ)로 제작했다. 24일 오후 5시 20분 EBS 「난 할 수 있어요_성은이 유럽 가다」라는 제목으로 방송된다.런던, 암스테르담, 프랑크푸르트, 파리 등 유럽 20여 도시를 한 달만에 모두 돌아보는 빡빡한 여정이다. 촬영 분량만도 16시간, 몸은 고단하지만 엄마와 함께 있어 즐겁기만 한 성은이의 모습이 귀엽다.
장시간의 비행 끝에 도착한 런던. 시내 곳곳의 광장에서 벌어지는 거리공연이 성은이의 눈을 사로잡는다. 밝고 즐겁게 동냥을 하는 거지 아닌 거지들이 마냥 신기하기만 하다.
기차에 빈 좌석이 없어서 오스트리아의 빈에서 베네치아까지 서서 가야 했지만, 성은이는 로마에 간다는 설레임에 피곤함도 잊었다. 로마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분수. 사람들이 입을 대고 마실 만큼 물이 맑고 깨끗하다. 처음에는 우리나라의 분수가 생각나 거들떠 보지도 않던 성은이도 더위에 지친 나머지 분수의 물을 마시기 시작한다.
그러나 여행이 점차 끝나가면서 성은이는 한국의 모든 것이 그리워진다. 특히 빵이며 패스트푸드에 질린 탓인지, 밥과 김치가 자꾸만 생각난다. 드디어 서울에 도착한 날, 늘 심드렁하게 보았던 서울의 풍경들이 성은이에게는 새로움으로 다가선다.
성은이 엄마 정영아 PD. 『전체 일정 중 반은 밤 기차를 타고 캠프장을 이용했는데, 무척 힘들어 하더라구요. 안 부리던 짜증도 내고. 하지만 일부러 고생시키려고 데려간 여행이라 모른 척했죠. 여행갔다 온 후로는 제 빨래 정도는 스스로 하는 등 한 뼘은 큰 것 같아요. 프로그램 한 편 건진 것보다 훨씬 더 큰 소득이죠』 방송에 나가지 못한 16시간의 여행기록은 PC통신 하이텔을 통해 동영상으로 띄울 예정이다.
황동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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