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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세상] 녹스는 골프실력 받아들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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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세상] 녹스는 골프실력 받아들이자

입력
1999.08.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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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흘러간 날은 다시 돌아오지 않는다육체의 녹 슬지 않도록 애쓰되

현재상태 즐기는 자세도 필요

미국이나 유럽에서는 생산된지 50년이 지났는데도 멀쩡하게 돌아다니는 차들이 있다. 「클래식 카」로 불리는 차들이다. 대부분의 차들은 차령이 20년전후면 폐차장으로 향하는데 클래식 카들은 유별난 주인을 만나 주어진 수명을 누리고도 골동품으로서 천수를 향유하고 있다.

차 주인들의 한결같은 공통점은 차를 자신의 분신 이상으로 사랑한다는 점이다. 그래서 녹슬고 상처 나고 삐걱거리는 것을 참지 못해 많은 시간을 차고에서 자동차와 함께 보낸다. 차 주인들의 유별난 자동차사랑이 고철신세가 되었을 고물차를 클래식 카로 둔갑시킨 것이다. 불행하게도 먼저 수명을 다하는 것은 자동차가 아니라 자동차의 주인들이다.

골프의 묘미를 깨달은 사람이라면 골프를 평생동안 즐기기 위해 온갖 정성을 쏟는다. 나이를 먹으면서도 항상 새로운 목표를 세우고 뜻대로 되지 않는 육체를 훈련시키느라 부단히 노력한다. 승산이 없는 줄 알면서도 나이와의 처절한 싸움도 마다하지 않는다.

그러나 흐르는 세월과 함께 밀려드는 육체의 노화를 막아낼 수는 없다. 체력은 쇠잔해가고 골프실력도 예전과 같지 않다.

엉덩이와 장딴지 부상으로 98년 브리티시 오픈에 불참한 「살아 있는 전설」잭 니클로스는 2000년까지 4개 메이저대회에만 출전한 뒤 은퇴할 계획이라고 밝혔었다. 그는 『나는 현실적인 사람이다. 만일 내가 계속 투어에 남아 있겠다고 고집한다면 얼마나 바보같은 일이겠는가』라고 말했다. 니클로스는 올들어서도 메이저대회에 참가하지 못해 그의 소박한 소망이 지켜질지 의문이다. 니클로스같은 골프황제도 나이를 못 이기고 은퇴를 각오하고 있는데 아마추어골퍼들이 옛날만을 고집한다면 얼마나 어리석은 일인가.

노장 샘 스니드(Sam Snead)와 톰 카이트(Tom Kite), 처음 마스터스대회에 출전한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젊은 골퍼가 본경기 전에 연습라운드를 함께 했다. 샘 스니드가 드라이버샷을 잘 치고 나서 남아공골퍼 차례가 되었을 때 샘 스니드가 말했다. 『여보게 젊은이, 내가 자네 나이때는 저 나무 위로 그냥 넘겨 버렸다네』 샘 스니드의 말에 자극된 젊은 골퍼는 드라이버를 힘껏 휘둘렀다. 그러나 볼은 소나무 높이 3분의 2 쯤에서 걸렸다.

이를 보고 샘 스니드는 껄껄 웃으며 말했다. 『하기야 내가 자네 나이 때에는 저 소나무도 자네 키만 했었지』 편집국

부국장

mjba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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