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막이 오르는 국회 법사위의 옷로비사건 청문회는 여야간의 뜨거운 대결장이 될 전망이다. 옷사건은 검찰 수사로 한 차례 걸러진 상태지만 이제부터 본격적으로 여야간의 정치적 공방전이 벌어진다고 봐야하기 때문이다. 여야간논란의 핵심은 『옷로비가 실제 이뤄진 것은 없으며,전 법무부장관 부인 연정희(延貞姬)씨는 사실상 피해자』라는 검찰의 수사결과가 과연 사실과 부합하는 지 여부이다.◇연정희씨에 대한 옷로비가 없었나= 검찰의 수사결과 대로라면 지난해 12월 18일 신동아그룹 회장 부인 이형자(李馨子)씨가 전통일부장관 부인 배정숙(裵貞淑)씨의 2,400만원 대납요구를 거절하면서 로비는 완전히 무산됐다. 연씨가 12월 26일 구입한 호피무늬 반코트도 이형자_배정숙씨의 옷로비 커넥션과는 전혀 별개라는 것이다. 여당은 『호피무늬 코트를 로비물품으로 지목하는 야당의 태도는 잘못』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한나라당은 이를 믿지 않고있다. 연씨가 옷을 산 날짜는 12월26일이 아니라 12월 19일이며 이때 구입한 밍크코트도 한벌이 아니라 세벌이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로비의 실체는 숨겨진 밍크코트들이지 호피무늬 코트가 아니라는 의심도 거두질 않는다.
◇호피무늬코트 「입었나? 걸쳤나?」= 검찰은 지난해 12월 26일 라스포사 정일순(鄭日順)사장이 연씨 몰래 트렁크에 호피무늬 코트를 실어보냈고 연씨는 올해 1월 5일 반납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야당은 연씨가 사직동팀 내사에서는 1월7일 기도원에 입고 갔다가 8일 돌려 주었다고 진술한 것에 주목하고 있다. 나아가 한나라당은 연씨가 「팔에 걸친」것이 아니라 사직동팀이 내사에 착수한 1월15일 이후에도 이를 입고 다녔다고 주장한다. 물론 여기엔 『사직동팀이 연씨에게 「코트가 문제된다」며 반납을 권유하면서 뒷수습을 했다』는 의심이 깔려 있다. 이 문제는 검찰 조사의 신뢰성을 결정적으로 좌우하는 것일 수도 있어 연씨와 주변인물들에 대한 야당측의 강도높은 추궁이 예상된다.
◇배정숙씨의 1인극인가= 검찰은 배씨가 이씨에게 실체도 없는 옷값 2,400만원을 대납할 것을 요구했고 추가로 수천만원의 옷값대납을 종용하다가 모두 거절당했다고 파악했다. 그러나 야당은 『배씨가 아무 이유없이 혼자서 북치고 장구칠 리 없다』며 뭔가 숨겨진 동기가 있다고 보고 있다. 또 권력 핵심층 부인들이 딱한 이씨의 처지를 이용해 로비를 유도했고, 관련자도 더 있다는 전제아래 증인신문을 벌일 생각이다. 이 과정서 이희호(李姬鎬)여사가 언급될 가능성도 있으며 모장관 부인의 차명계좌에 이형자씨의 돈이 입금됐다는 등의 의혹이 다시 제기될 개연성도 충분하다.
이태희기자
taeheelee@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