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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경제 핫이슈] 美금리.엔高.원유값 '3高' 파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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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경제 핫이슈] 美금리.엔高.원유값 '3高' 파도

입력
1999.08.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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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경제가 새로운 분기점을 맞고 있다.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는 기준금리를 인상할 움직임이고, 엔화는 급등세를 타고 있다. 원유가를 비롯한 국제 원자재 가격도 불안하게 치솟고 있다.정확히 1년전의 상황을 뒤집어놓은 형국이다. 당시 FRB는 러시아의 모라토리엄 선언과 미국의 대형 헤지펀드인 롱텀캐피털매니지먼드(LTCM)의 파산위기 등에 직면해 연방기금금리를 3차례 연속 인하했다. 일본 엔화는 거품경제 붕괴의 후유증과 아시아 경제위기의 영향으로 달러당 150엔대에 근접했고, 국제원자재가격 역시 공황우려를 낳을 만큼 바닥세를 보였다.

세계경제의 핫이슈로 등장한 이들 3가지 문제는 이번주를 고비로 일단 정리될 것으로 보인다. 미 금리인상 여부는 24일로 예정된 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결정될 예정. 또 지난주 달러당 110엔대까지 올랐던 엔화 가치는 110엔선 돌파와 일본은행의 시장개입 여부에 따라 향후 추이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원유가 역시 이번주 세계 석유 수급의 향방에 따라 급등세가 좌우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미 금리 오르나 FOMC 회의를 4일 앞두고 로이터 통신이 월가의 30개 증권회사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29곳이 『24일의 회의에서 연방기금금리를 0.25%포인트 올릴 것』이라고 답했다. 소폭의 금리인상은 이미 기정사실화한 셈이다. 이제 관심의 초점은 9월과 11, 12월 등 앞으로 3차례 더 있을 FOMC 회의에서 금리를 추가 인상할 지 여부. 로이터의 조사에서는 30곳중 6곳만이 올연말까지 한 차례 더 올려 연방기금금리가 5.5%가 될 것이라고 답했다.

지난 주말 뉴욕 주식시장의 다우존스지수가 전날보다 136.77포인트 오르며 11,100선을 회복한 것도 추가 금리인상 가능성이 적다는 점을 반영한 것이다. FRB의 금리인상 관련 뉴스가 그동안 워낙 많이 다뤄져 충격이 다소 희석된 것도 사실이지만 세계 금융시장에 미칠 파급효과는 속단하기 힘들다는 주장이 우세하다.

110엔선 깨지나 뉴욕 외환시장에서 19일 한때 달러당 110.80엔까지 치솟았던 엔화가치는 지난 주말 일본은행의 시장개입 우려로 111.38엔에 마감됐다. 110엔선이 무너질 경우 시장개입은 불가피하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그러나 시장개입의 효과는 개입이 반복될수록 짧아진다는 점을 감안할 때 이번 주중 110엔선의 붕괴도 가능하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일본은행은 달러당 115엔대 붕괴를 앞두고 6월10일부터 7월21일까지 7차례나 시장에 개입, 300억달러의 달러화를 사들인 끝에 121엔대까지 돌려놓았지만 1개월만에 엔화 강세는 더욱 힘을 얻었다. 올해 들어서만 31%가 오른 도쿄(東京) 주식시장으로의 해외자금 유입 속도가 가속화하고 있다는 점도 엔화 상승을 부채질하고 있다. 외국인 투자자들의 일본 주식 순매입액은 6월중에만 100억달러에 달했다. 엔화 상승에 대비한 일본 금융기관들의 헤지물량이 늘어나고 있다는 점도 이번주 110엔선 돌파를 뒷받침하는 대목이다.

원유값 어디까지 오르나 20일 런던 국제석유시장에서 중동산 두바이유 현물가가 배럴당 36센트나 올라 배럴당 20달러선을 넘어서는 등 세계 3대 원유가가 모두 97년 10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국을 비롯한 원유생산국의 감산합의와 아시아 각국의 석유류 수입증가 요인을 감안해도 이같은 원유가 급등세는 너무 빠른 것.

지난 주 미국의 원유 재고가 늘어났다는 소식에도 불구하고 원유가 상승이 멈추지 않은 것은 대지진의 여파로 터키의 대형 정유공장이 파괴된 데다 제1호 허리케인 브레트가 멕시코의 원유생산 지대를 향해 서진, 23~24일께 큰 피해가 예상된다는 불안요인 등이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지난 주에는 알루미늄, 납, 아연 등 국제 주요 원자재값도 큰 폭으로 올라 이번 주까지 이같은 급등세가 이어질 경우 세계 경제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박정태기자

jt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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