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투자자를 대상으로 증자를 하면서 액면가 5,000원인 주식을 무려 54배인 주당 27만원에 발행한 벤처기업이 등장, 화제다.명함관리소프트웨어인 「명인」으로 유명한 피코소프트(대표 유주한·柳周翰·38)는 최근 자본금 30억원 증자분을 주당 27만원에 발행한다고 18일 밝혔다. 일정 궤도에 오른 벤처기업이 기업 인수합병이나 해외에 지분을 매각하면서 20∼30배의 가격을 받은 예는 있지만, 신생 벤처기업이 액면가 주식을 54배의 비싼 가격으로 증자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같은 증자가 가능했던 것은 이 회사의 자본금 규모가 2억원에 불과한 데다 일반투자자들을 중심으로 한 에인절캐피탈(초기모험자본)이 대거 몰리면서 발행가가 치솟았기 때문. 증자분은 15일 15억원이 납입됐고 나머지 15억원은 20일 최종 납입될 예정이다. 유망벤처기업 증자시 대형 벤처캐피탈(모험자본)이 몰려드는 것과는 달리 이 회사의 증자에는 일반투자자들이 1억∼5억원씩을 집중투자한 것으로 알려졌다.
93년 설립된 피코소프트는 「명인」제품으로 일약 스타덤에 올라 최근 그룹웨어 및 인터넷에 주력, 지난 해 12억원의 매출을 올린 벤처기업이다.
이 회사는 최근 LCD모니터 유통사업과 유료퀴즈사이트인 「골드애플」등 인터넷관련 사업이 활기를 띠면서 올해 매출목표를 180억원 규모로 대폭 올려 잡고 있다. 직원은 40여명. 이 회사 유사장은 연세대 전자공학과 졸업 후 전자신문 기자를 거쳐 93년 창업에 나선 늦깎이 벤처기업가.
명인을 직접 개발해 명함관리SW시장을 거의 독점하고 있으며, 최근 사무용 SW인 오피스와 인터넷그룹웨어등 5가지 SW를 묶은 사무용 패키지 SW를 출시, 좋은 반응을 얻고있다. 유사장은 『증자재원을 기반으로 올해 180억원의 매출은 무난할 것』이라며 『내년 3월 코스닥에 상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광일기자 goldpa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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