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는 미 CBS TV의 뉴스앵커를 지낸 월터 크롱카이트(80)씨가 김대중(金大中)대통령에게 대우건설의 유엔빌딩 옆 아파트 건설을 중단시켜달라는 편지를 보낸데 대해 『노(NO)』라고 잘라 말했다. 크롱카이트씨의 서한은 『대우가 미 트럼프사의 발주로 유엔빌딩 옆에 90층짜리 아파트를 신축하려는 것이 유엔빌딩의 역사성과 존엄성을 훼손하니 김대통령이 막아달라』는 내용.청와대는 직접 답신을 보내지 않고 이홍구(李洪九)주미 대사를 통해 『정부나 대통령이 개입할 사안이 아니다』고 전했다. 이대사는 『주계약자가 트럼프사인만큼 미 국내법에 따라 처리돼야 할 사안』이라며 『잘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는 후문. 청와대가 간접 회신을 보낸 데는 크롱카이트씨의 「이중성」에 대한 불쾌감 때문. 청와대의 한 관계자는 『크롱카이트씨가 평소 민주주의의 가치를 역설하면서 한국 정부가 민간기업을 마음대로 해달라는 식의 편지를 보냈다는 사실에 씁쓸함을 느낀다』고 말했다.
이영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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