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은 우리의 삶을 위협하는 최대의 적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우리나라 사람 4명 중 1명이 암으로 목숨을 잃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식생활만 개선해도 상당부분 암을 예방할 수 있다고 말한다. 육류의 소비가 늘면서 비만이나 심장병은 물론 유방암, 대장암과 같은 선진국형 암이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식생활이 암 발생과 밀접한 연관이 있다는 것은 과학적으로도 입증되고 있다. 최근 연구를 통해 암 예방 효과가 새롭게 드러난 식품에 대해 알아본다.칼국수, 김치찌개는 위암의 발생을 억제
한림대성심병원 소화기내과 장웅기교수는 최근 식이습관과 위암 발생의 연관성을 규명한 논문에서 『음식의 종류와 조리방법을 개선하면 위암의 발생을 상당부분 억제할 수 있다』고 발표했다.
장교수는 97년 3월부터 지난 해 10월까지 강동성심병원, 한양대병원, 춘천성심병원 등 3개병원에서 위암으로 확인된 환자 136명과 일반환자 136명을 비교한 결과 칼국수, 김치찌개, 깻잎김치, 생오이, 두유, 야채주스, 배, 버섯 등은 위암의 발생을 억제하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반면 팥밥, 빵, 숯불구이, 수육과 같은 소고기요리, 보쌈 등의 돼지고기, 동태국, 감자국, 유부국, 과일통조림은 위암 발생의 위험을 높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칼국수를 자주 먹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위암 위험도가 0.51배에 불과했다. 야채주스(0.47배), 김치찌개(0.56배), 두유(0.49배) 등도 위험도가 낮게 조사됐다. 반대로 감자국(2.01배), 과일통조림(2.94배), 숯불구이(3.52배)를 즐기는 사람은 위암 위험도가 높았다.
토마토는 암의 발병을 줄여주는 건강식품
토마토에 비타민C가 풍부하다는 것은 널리 알려져 있다. 스페인의 정복자들이 1520년 중남미에 서식하던 야생 방울토마토를 유럽에 퍼뜨린 뒤 괴혈병환자가 크게 줄어든 사실은 유명하다.
최근엔 토마토가 암의 발생을 억제한다는 연구결과가 나와 관심을 끌고 있다. 미국 하버드대 연구팀은 토마토가 많이 든 음식은 전립선암의 발병률을 크게 감소시키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이 대학 에드워드 조바누치박사는 『토마토에 들어있는 리코펜 성분이 항암작용을 하는 것으로 추정된다』며 『토마토를 샐러드에 섞어 날 것으로 먹든, 끓여서 소스로 만들어 먹든 암억제 효과는 동일하다』고 말했다. 리코펜은 토마토 외에 수박, 붉은 고추, 당근 등에도 풍부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탈리아 연구팀도 1주일에 7번 이상 토마토를 먹는 사람은 거의 먹지 않는 사람에 비해 암에 걸릴 위험이 절반에 불과하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토마토에는 리코펜 외에도 강력한 항암물질인 P쿠마릭산, 클로로겐산 등이 풍부하다. P쿠마릭산과 클로로겐산은 우리가 먹는 식품 속의 질산과 결합, 암 유발물질인 니트로사민이 형성되기 전에 몸밖으로 배출하는 역할을 한다.
콩의 이소플라본 성분은 강력한 항암효과
콩에는 포화지방이 적고 필수아미노산이 소화되기 쉬운 형태로 들어 있다. 비타민과 무기질도 풍부하다. 특히 주목할 것은 이소플라본이라는 식물성 화합물. 이소플라본은 강력한 항산화효과와 함께 새로운 혈관의 생성을 방해하고 암성장을 촉진하는 효소의 작용을 억제하는 성질이 있다.
핀란드 헬싱키의대의 헤르만 아들러크로이츠박사는 콩을 주식으로 하는 아시아인들은 유방암이나 전립선암의 발생률이 낮다는 것을 확인했다. 이소플라본은 폐암이나 소화기암의 예방에도 비슷한 효과를 나타낸다. 미국 앨라배마대 반즈교수팀은 콩을 첨가한 사료를 먹은 쥐는 그렇지 않은 쥐에 비해 유방암 발생률이 50%나 낮았다고 밝혔다.
맵고 짠 음식, 불에 탄 육류는 피해야
이밖에 암 발생을 억제하는데 도움이 되는 식품으로는 녹황색 채소와 과일 두부, 된장, 콩나물 등 콩가공식품 우유, 요구르트같은 유제품 김, 파래, 미역 등 해조류 마늘, 인삼 등의 강정식품이 꼽힌다. 반면 염장식품과 가공육, 불에 탄 육류 등은 암 발생 위험을 높이는 식품으로 알려져 있다. 연세대의대 김병수교수는 『균형잡힌 소식은 암 예방에 필수적이다. 식사 때마다 과일과 야채를 먹고 태운 음식과 짠 음식은 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암을 이기는 식사법]
1. 음식을 한 번에 20~30번씩 잘 씹어서 먹는다. 음식을 잘 씹으면 침의 분비가 촉진되며, 이 때 「파로친」이라는 항암물질이 함께 분비된다. 침과 잘 혼합된 음식물은 소화흡수율이 3배나 높아 위의 부담을 덜어준다.
2. 과식을 피한다. 위에서 음식을 소화시켜 장으로 넘기려면 약간의 여유공간이 필요하다. 위 속에 음식물이 가득하면 위액이 잘 섞이지 않아 소화에 시간이 오래 걸리고 장에서 부패하기 쉽다.
3. 식사에만 열중해 즐겁고 감사하는 마음으로 먹는다.
4. 식후에는 옆으로 누워 10~30분간 휴식을 취한다.
5. 매일 생수를 8컵 정도 마신다. 충분한 수분은 우리 면역체계의 주된 구성요소인 임파조직의 기능을 강화해 준다. 차가운 물은 인체의 열을 빼앗아 가므로 미지근하게 데워 마시는 게 좋다.
[한방에서 추천하는 식사요법]
한방에서도 최근 암의 예방과 치료에 관심을 갖고 활발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국내 최초로 한방 암클리닉을 개설한 대전대한방병원 조종관원장은 임상을 통해 암 예방 및 치료효과가 확인된 식사요법을 다음과 같이 소개했다.
현미잡곡밥 도정하지 않은 10가지 통곡식을 섞어 밥을 짓는다. 즉 현미, 현미찹쌀, 통밀(우리밀), 통보리, 수수, 조, 율무, 콩, 팥, 흑미를 현미와 현미찹쌀은 3, 나머지는 각각 1의 비율로 미리 섞어 두고 필요한 양을 하루 전에 불려 놓았다가 압력밥솥을 이용해 밥을 짓는다. 섬유소와 기울이 많은 통곡은 거의 모든 형태의 암을 막아 준다.
된장과 청국장 된장에는 섬유질, 단백질이 많다. 특히 발효될 때 생성되는 분해산물에는 칼슘, 아연과 같은 무기질과 비타민B, 엽산 등이 풍부해 암 예방에 도움이 된다. 시중에서 파는 제품은 소금의 농도가 높으므로 국산 대두를 이용해 집에서 싱겁게 담가먹는 게 좋다.
해조류 미역, 다시마, 파래, 김 등에는 항암작용을 하는 비타민A·C와 섬유질이 풍부하다. 체내에 축적된 중금속이나 방사능물질을 배출하는 효과도 있다. 다시마 쌈, 미역 쌈, 미역국, 미역·파래·김무침 등으로 이용하면 좋다.
생채소 뿌리, 줄기, 잎, 열매 채소를 골고루 섞어 매 끼니마다 식사를 하기전에 된장소스에 찍어 먹는다. 된장소스는 적당량의 현미식초, 멸치다시마 가루, 황설탕, 마늘, 양파 간 것, 볶은 콩가루 등을 된장에 잘 섞어서 만든다. 나물류 표고 느타리 팽이 등 버섯나물, 민들레나물, 질경이나물, 미나리나물, 도라지나물, 냉이무침, 달래무침, 콩나물, 호박나물도 항암효과가 있다.
음료 구기자차, 오미자차, 결명자차, 감잎차, 민들레차, 현미차, 무 무청 당근 우엉 표고를 넣고 끓인 야채차, 설탕을 넣지 않은 식혜 등도 도움이 된다.
고재학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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