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세리, 박지은, 김미현, 최경주 등 우리 골프선수가 해외대회에서 연달아 승전보를 전해오면서 골프인구가 크게 늘고 있다. 운동을 통해 건강을 지켜나가는 것은 바람직한 일이다. 골프는 과격하지 않고 몸을 부딪치며 하는 운동이 아니어서 쉬운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매우 정교한 기술과 숙련을 요구한다. 허리에도 큰 부담을 주기 때문에 자칫 무리하다가는 요통으로 고생하기 십상이다. 운동 종목 중 요통을 가장 많이 일으키는 게 바로 골프이다.골프 스윙을 하려면 골반과 허리근육을 뒤틀어야 하기 때문에 척추 손상이 어느 정도는 필연적이다. 그러나 골프는 어느 정도 익숙해지면 그만 두기가 무척이나 어렵다. 골프 마니아 중에 어떤 환자는 디스크 수술이 끝나자마자 『언제쯤 다시 골프를 칠 수 있느냐』고 묻기도 한다. 한편으론 우습기도 하지만 얼마나 골프를 치고 싶으면 저럴까하고 안타까운 마음도 든다.
골프는 웬만한 경지에 오르기 전까지는 힘을 빼고 자연스럽게 스윙을 하기가 쉽지 않다. 스윙 과정에서 허리근육은 물론 몸전체 근육에 심한 긴장과 수축을 가져오는 게 일반적이다. 스윙을 할 때나 끝난 후 많은 사람들이 요통을 느끼는 것은 이 때문이다. 대부분의 골퍼들이 척추디스크 내에 변성이 와 있는 것을 흔히 볼 수 있다. 골프는 그만큼 허리에 부담을 많이 주는 운동이다.
허리에 이상이 있는 사람들은 골프를 칠 때 다음 사항을 꼭 지키도록 하자. 첫째, 본격적인 스윙을 하기 전에 반드시 10분 정도 워밍업을 한다. 특히 나이가 많은 사람일수록 근육이 긴장되고 수축돼 있기 때문에 땀이 조금 날 정도로 준비운동을 충분히 해야 한다.
둘째, 스윙의 폭을 줄여야 한다. 몸의 회전이 많을수록 공은 멀리 가겠지만 허리는 더 망가지기 때문이다. 따라서 팔로 치는 스윙을 권하고 싶다. 몸을 비틀어서 치는 바디 턴이 추세라고는 하지만, 거리는 줄더라도 공을 정확히 치는 게 스코어를 줄일 수 있는 지혜이다. 비거리가 줄게 되면 숏게임의 완숙으로 핸디를 유지하라고 권하고 싶다.
셋째, 많이 걷는 것도 중요하다. 최근 골프카를 타고 라운딩을 하는 골프장이 늘었는데, 이는 골프의 가장 큰 장점을 없애는 것이다. 되도록이면 많이 걸을 수 있는 골프장을 선택해야 한다. 허리를 지키면서 핸디도 지키는 지혜가 필요하다.
/장일태·세란병원 진료부장·정형외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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