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은 환란공판에서 강경식 전 경제부총리와 김인호 전 청와대경제수석에 대해 무죄가 선고되자 『전혀 예상치 못한 일』이라며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이종왕(李鍾旺)대검수사기획관과 환란사건 주임검사인 이승구(李承玖)중수1과장은 무죄선고 직후 박순용(朴舜用)검찰총장에게 재판 결과를 보고하고 『도저히 납득할 수 없다』며 억울함을 하소연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중수1과장은 기자들의 질문에 『사실관계와 법리문제 등을 재점검, 항소하겠다』고 짤막하게 답변했다.
박 총장도 이날 오전 을지훈련 순시차 서울지검을 방문한 뒤 기자실에 들러 『법원과 견해차가 있으니 대법원까지 가봐야 한다』면서 『정치인을 이렇게 처벌하기 어려우면 구속이나 조사를 어떻게 하란 말이냐』고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못했다.
검찰 관계자는 『직무유기의 고의성이 없었다는 재판부의 판단은 형식적인 법해석이 아닌가 싶다』며 『외환위기를 사전에 감지하고도 늑장보고하고 적극 대처하지 않았는데도 고의성이 없다는 것은 납득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그러나 검찰 일각에서는 『재판부가 IMF경제위기 주범을 처벌해야 한다는 여론보다는 엄격한 법해석을 한 것으로 보인다』며 『애초 무죄소지를 안고 있었다』는 상반된 시각도 나왔다.
한편 검찰은 새로운 사실관계나 증거가 나오지 않을 경우 항소심에서도 1심의 판단이 바뀔 가능성이 높지 않아 전전긍긍하는 분위기다.
이진동기자
jaydlee@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