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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경기과열.인플레 대비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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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경기과열.인플레 대비하라

입력
1999.08.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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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4분기 경제성장률이 9.8%를 기록했다. 당초 전망치인 7.8%를 훨씬 초과한 것으로 반도체 경기가 사상최고 수준을 보였던 95년 3·4분기 이후 3년 9개월만에 가장 높다. 경기가 예상보다 빠른 속도로 회복하고 있는 것은 일단 반가운 현상이지만, 이에 따른 어두운 그림자가 만만치않아 마냥 즐거워할 수만은 없다.2·4분기 성장을 보면 우리 경제가 질적으로 많이 개선된 것은 사실이다. 4.6%의 성장률을 기록했던 지난 1·4분기에는 민간소비와 재고변동이 성장을 주도했다. 그러나 2·4분기에는 민간소비 재고변동 수출의 성장기여율은 낮아지는 대신 설비투자의 기여율이 높아졌다. 각 부문이 성장에 고르게 기여했다.

정부와 한국은행은 물가가 안정되어 있고 경상수지도 매월 20억달러 정도의 흑자를 지속하고 있어 과열을 걱정할 단계는 아니라고 밝히고 있다. 제조업 가동률이 아직 낮은 수준이고, 실업률도 5%를 넘고 있어 여유가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정부는 높은 성장률에 만족하거나 아직 과열을 우려할 단계는 아니라는데 안심해서는 안된다. 경제의 건전한 성장을 저해할 요소들이 도처에 너무 많기 때문이다.

과열 및 인플레 우려와 각 부문간 불균형 심화가 문제다. 계층간 소득격차 확대, 지역·업종간 경기의 양극화, 대기업 위주의 경기회복등은 예상을 초과하는 성장이 가져오는 부작용들이다. IMF체제 이후 경기회복을 위한 지속적인 저금리 정책등으로 시중에 돈이 너무 많이 풀려 인플레 발생 가능성은 상존하고 있다. 또 실업문제는 실질적인 개선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고, 대우 사태등 기업·금융부문의 구조조정은 아직 미흡하다. 원유가는 급등하고 있고 임금도 큰 폭으로 오르고 있으며 각종 공공요금도 들먹이고 있다. 중국 위안화는 언제 터질줄 모르는 시한폭탄이다. 이런 상태에서 능력을 넘어서는 성장으로 경기가 과열로 치닫고 물가가 상승하면 서민들이 가장 큰 피해를 입게 된다. 높은 성장률의 혜택이 일부 계층에만 편중돼 사회적 불안을 초래할 우려가 있다.

이제 2·4분기 경제성적표를 놓고 다시 한번 경제전반을 점검해야 한다. 성장의 엔진에 무리가 없는지, 윤활유는 적정한지 등을 정밀하게 따져보아야 한다. 그리고 무엇보다 구조적 불균형이 심화하는 것을 방지해야 한다. 자칫 실기(失機)해 고질화하면 경제성장은 모래위에 지은 집이 되어버리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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