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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키] 지진 참사 사망자 4,000명 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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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키] 지진 참사 사망자 4,000명 넘어

입력
1999.08.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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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앙의 끝은 어딘가』터키 강진으로 인한 사망자가 19일 4,000명을 넘어서는 등 시간이 흐를수록 피해 규모가 눈덩이 처럼 불어나고 있다. 그러나 아직도 무너진 건물 잔해속에 수천~1만명이 매몰상태에 있는 것으로 알려져 앞으로 사망자가 수천명 더 늘 것으로 보인다. 부상자수도 2만명을 넘어서 터키 서북부 전역이 거대한 병동으로 변했다.

흉흉해지는 민심

피해지역 주민들은 터키 정부의 지지부진한 대처에 분노하고 있다. 민간 자원자들이 삽과 맨손으로 구조작업을 펼치고 있는데 반해 당국은 탁상공론과 책임회피에 골몰하고 있다는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이즈미트의 빈곤지역에서는 당국의 구조 손길이 미치지 않고 식량이 고갈되자 일부 주민들이 빵을 실은 트럭을 습격하는 사건까지 발생했다.

18일 이스탄불은 여진(餘震)이 멈췄지만 대부분의 시민들은 공포를 떨쳐버리지 못한채 노상에서 밤을 보내야 했다. 대학생 무자히드(21)씨는 『정부가 아무런 도움이나 대책도 없이 무작정 집으로 돌아가라고만 한다』면서 『정부관리들도 삽을 들고 복구현장으로 나오라』고 말했다.

여기에다 터키 언론들은 이번 지진이 엄청난 인명피해를 수반한 것은 개발업자들의 불법 건축공사와 당국의 감독소홀에 있다며 정부를 맹비난하고 나섰다.

휘청거리는 경제

지진의 여파는 터키 경제를 절름발이로 만들 조짐이다. 주요 지진 피해 7개 지역은 터키 수출의 45%를 산출하는 경제 중심지. 특히 최대 피해지역인 이즈미트-코자엘리 지방은 국내총생산(GDP)의 5%를 차지하는 터키 중공업의 핵이다. 터키 당국은 아직 경제적 피해상황을 파악하지 못했지만 이번 지진으로 이즈미트와 이스탄불을 잇는 산업벨트가 대거 파괴된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특히 이즈미트의 투프라스 정유공장에서는 대형 탱크 2개가 아직도 불길에

사로잡혀 검은 연기를 뿜어내고 있다. 터키 국내 원유소비량의 86%에 해당하는 연간 1억1,500만톤의 원유를 정제하는 이곳의 화재가 조기 진화되지 않을 경우 올겨울 터키 전역이 심각한 연료난을 겪을 지 모른다. 터키당국은 불길이 8,000톤의 암모니아가 저장된 인근 화학공장 등으로 퍼져 환경재앙까지 겹칠까 전전긍긍하고 있다.

여기에다 지진으로 연간 70억달러의 관광수입을 올리고 있는 터키 관광업계도 타격을 입을 전망이고, 터키 정부는 지진 피해 복구 비용 마련을 위해 앞으로 수년간 재정난에 허덕일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총 경제적 피해규모가 95년 일본 고베(神戶)지진 당시의 80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이스탄불 외신=종합

이동준기자

dj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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