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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금융권 구조개선] 재벌금융사 "탁상행정의 전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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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금융권 구조개선] 재벌금융사 "탁상행정의 전형"

입력
1999.08.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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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18일 발표한 제2금융권 지배구조 개선방안에 대해 업계는 대체적으로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현실을 고려하지 않은 조치라는 반응을 보였다. 하지만 재벌그룹 계열 금융사가 강한 반발감을 드러내고 있는데 비해 금융전업사의 경우 상대적으로 느긋한 표정이었다.보험, 증권, 투신, 종금 등의 재벌그룹 계열 금융사들이 공통적으로 가장 민감한 반응을 보인 사안은 사외이사를 통한 지배구조개선 조치. 사외이사제가 마치 「전가의 보도」인 양 각 업체의 특수상황을 고려하지 않은채 일률적으로 도입을 강요하는 것은 무리라는 지적이다.

SK생명 경영기획팀 관계자는 『시시각각 변하는 기업환경 속에서 신속한 의사결정은 필수』라며 『사안별로 일일이 사외이사의 승인을 받아 집행을 하는 것은 비효율적이 아니겠느냐』고 불만을 토로했다.

현대투신 관계자도 『보직임원 수를 줄일 수는 없는 만큼 금융실무에 어두운 사외이사를 50% 이상 채우라는 것은 현재 임원 수만큼 사외이사를 새로 선임하라는 것과 다름없다』고 꼬집었다.

증권·투신업계에서는 자기계열 주식투자한도를 현행 10%에서 7%로 하향조정하는데 대한 불만도 팽배했다. 삼성투신운용 기획실 관계자는 『삼성계열 주가가 많이 오르는데도 불구하고 편입한도를 7%로 묶어놓게되면 결국 손해는 투자자들에게 돌아갈 수밖에 없다』며 『차라리 투신사의 자기계열 주식투자에 대해 의결권을 제한하는 등의 조치가 더 타당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증권 관계자도 『자기계열 주식의 투자한도 축소는 이른바 역차별의 가능성이 있는데다 투자자 보호에도 결코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반발했다.

외국합작사들은 경영전반에 대한 공시 등을 이미 투명하게 진행하고 있는 만큼 감사위원회나 사외이사 도입 등에 예외를 인정해야 하지 않느냐는 의견도 제기됐다.

하지만 금융전업사들은 이와달리 정부 방침의 전반적인 문제점에는 동의하면서도 내심 반기는 분위기가 역력했다. K생명의 한 관계자는 『일부 재벌 계열사들은 심각한 타격을 입겠지만 상대적으로 기회가 생길 가능성도 없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영태기자 yt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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