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브게니 프리마코프 러시아 전총리가 17일 정계복귀를 선언, 「포스트 옐친」 시대의 가장 강력한 대권 주자로 부상했다.프리마코프는 이날 유리 루즈코프 모스크바 시장과 민티메르 샤이미예프 타타르공화국 대통령이 이끄는 「조국_모든 러시아」연합에 합류하면서 12월19일 치러질 총선에서 연합세력의 「당선 리스트」 제 1순위로 등록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총선에서 연합세력의 「얼굴」로 나선다는 의미이고 개인적으로는 총유효표의 5%이상 득표한 정당·정파들을 대상으로 득표율에 따라 의석을 배분하는 비례대표제 규정에 따라 「당선 0순위」자격을 얻게된다.
프리마코프는 『내년에 실시될 대통령 선거에 출마할 지는 아직 결심하지 못했다』고 말했지만 관측통들은 그의 이번 정계 복귀선언이 대선 출마를 겨냥한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프리마코프는 7월에 실시된 여론조사에서 26%의 지지율로 선두였고, 이번에 손을 잡은 루즈코프도 17%의 지지율을 기록해 이들의 연합이 대선 때까지 유지되고 후보 단일화에 성공하다면 그의 당선은 확실시 된다는 분석. 공산당의 겐나디 셀레즈뇨프 국가두마(하원) 의장 조차 『프리마코프가 내년 대선에 출마한다면 대통령이 될 것』이라고 말할 정도다.
1929년 우크라이나의 키예프에서 출생한 프리마코프는 모스크바대 대학원에서 아랍제국의 경제문제를 연구했고, 프라우다와 이즈베스티야의 중동지역 특파원을 지낸 중동문제 전문가. 59년 공산당에 입당, 구소련 당시 정치국 후보위원에까지 올랐고 90~91년에는 미하일 고르바초프 당시 대통령의 특사로 사담 후세인 이라크 대통령과 만나 걸프전 종전을 위한 담판을 벌이기도 했다.
고르바초프에 의해 91년 대외정보국장에 임명된 그는 보리스 옐친 대통령 집권후에도 대외정보국장직을 유지했고, 96년 외무장관에 올랐다. 그는 러시아가 모라토리엄을 선언한 직후인 지난해 9월 총리에 임명됐으나 올해 5월 국가두마(하원)로부터의 탄핵위기에 몰린 옐친 대통령이 「전내각 해임」이라는 초강수를 내놓으면서 9개월만에 중도하차했다.
박정태기자
jtpark@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