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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JP돈봉투 출처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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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JP돈봉투 출처가 궁금하다

입력
1999.08.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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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민련 명예총재인 김종필총리가 14일 당소속의원들에게 500만원씩의 「오리발(특별격려금)」 돈봉투를 돌린 것으로 전해져 구설수에 올랐다. 김총리측은 이 돈을 휴가비명목으로 지급한 것이라고 설명하고있다. 그러나 명목은 중요하지 않다. 문제는 김총리가 어떻게 해서 2억7,000여만원에 달하는 거액을 마련할 수 있었는가 하는 점이다. 돈의 출처가 문제다.김총리측은 처음에는 사비(私費)라고 했다가 나중에는 자민련 후원금이라고 해명하고 있다. 그러나 이역시 석연치가 않다.

금년 2월의 공직자재산변동 신고 내역에 따르면 김총리의 개인재산은 총 24억원 규모다. 그러나 대부분이 당장 환금하기 어려운 부동산같은 고정자산이어서 사재의 10분의 1을 돌려 격려금을 마련했다고는 보기 어렵다. 월급과 판공비를 몽땅 털었다 해도 2억7,000만원에는 크게 못미친다. 또 6월 현재 중앙선관위에 신고된 김총리 개인후원회의 총 모금액도 182만원에 불과하다.

사비가 아닌 당후원금을 김총리가 사용했다고 해도 당 명예총재가 당의 공식 후원금을 임의로 사용할 수 있는지 의문이다. 사정이 이쯤되다 보니 김총리의 격려금이 청와대에서 나온 돈이라는 소문까지 무성하다. 시민단체의 아우성도 무리는 아니다.

정치권의 「오리발」 관행이 물론 어제 오늘의 일은 아니다. 정치지도자나 정파보스의 「떡값」 지원이 오히려 미덕으로 치부되던 때도 있었다. 정치자금을 풀줄 모르는 정치인은 그럴듯한 보스가 되지 못하는게 우리의 정치풍토였다. 하지만 이는 분명히 왜곡된 정치관행이다. 정당 지도자가 소속의원들에게 오리발을 지급하는 것은 정당의 의사결정을 돈으로 매수한다는 의혹을 살만하다. 전형적인 금권정치, 1인보스정치다.

바야흐로 정치개혁논의가 당위적 화두로 등장하는 시점이다. 정치개혁에 앞장서야 할 정치지도자가 그릇된 관행에 대한 불감증에 걸려있는 것 같아 씁쓸하다. 정부여당이 17일 야심찬 부패방지대책을 발표했지만 「오리발」 파문으로 벌써부터 빛을 바랜 느낌이다.

정치개혁의 요체는 다름아닌 정치의 투명성 제고에 있다. 무엇보다 정치자금의 입출금 내역이 명확해야 한다. 김총리의 격려금이 개인재산, 혹은 자민련 후원회에서 조달한 것이라면 떳떳하게 이를 입증해야 한다.

정치지도자가 수범을 보이지 않고 말로만 개혁을 외친다면 국민들의 비웃음만 살 뿐이다. 김총리는 돈의 출처에 대한 솔직한 해명을 내놓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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