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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원 특감] 금융공적자금 수천억 '낭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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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원 특감] 금융공적자금 수천억 '낭비'

입력
1999.08.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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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IMF사태수습을 위해 64조원을 투입, 금융개혁을 추진하면서 감독소홀로 부실기업 및 퇴출 금융기관의 경영진·대주주들이 가족이나 제3자 명의로 재산을 빼돌리는 것을 방치, 수천억원대의 공적자금을 낭비한 것으로 밝혀졌다.또 부실기업을 법정관리, 화의 등으로 사실상 회생시켜주는 과정에서도 명확한 기준없이 「공익성이 있는 기업」등의 자의적 기준을 적용, 은행순여신이 100억원 이상인 부실기업중 법정관리·화의 등을 받지못하고 청산된 기업은 불과 5% 미만인 것으로 드러났다.

감사원은 18일「금융개혁 추진실태특감」에서 이같은 내용을 포함, 124건의 문제점을 찾아내 구 신용관리금기금 직원 등 20명의 징계를 요구하고 부도난 어음을 정상어음으로 불법전환해준 종금사 직원 등 3명을 고발했다고 밝혔다.

감사원은 감사결과를 토대로 금융감독원 등에 금융부실을 초래한 기업인, 퇴출금융기관 경영진 등 채무자들의 재산을 조사해 채권을 확보토록 하고 민사상 책임도 추궁토록 했다. 또 법정관리·화의대상기업중 회생가능성이 없는 부실기업은 조기퇴출시킬 것을 요구했다.

감사원에 따르면 144개 부실기업의 채무자 178명은 부도를 전후해 개인재산을 가족에게 증여하거나 제3자에게 가등기하는 방법으로 1,383억원 상당의 부동산을 빼돌리는 등 수천억원대의 재산을 도피했다.

또 성업공사는 금융기관으로부터 넘겨받은 10조여원의 무담보채권중 1억원 미만짜리 채권 1,577억원은 채무자의 국민연금보험료를 확인하는등 간단한 소득파악조사를 거쳐 회수가 가능한데도 방치했다.

감사원이 경영정상화대상 9개 은행중 2곳을 대상으로 IMF사태이후 부도를 낸 20개 기업군중 2곳을 샘플조사한 결과, 은행임직원이 대출한도를 초과하는 등 규정을 어기고 부당하게 빌려준 대출금이 4,376억원에 달했다.

감사원 관계자는 『전 금융기관 및 전체 부도기업군을 대상으로 부당여신규모를 조사할 경우 잘못된 여신규모가 천문학적으로 늘어날 것』이라며 『금융기관의 잘못된 대출관행이 금융위기를 초래했음을 확인할 수 있는 대표적 사례』라고 말했다.

감사원은 30명의 감사반원과 회계사 등 7명의 외부전문가를 동원, 지난3월8일부터 4월23일까지 재경부 금감위 예금보험공사 성업공사 등을 상대로 97년1월부터 올해초까지 이뤄진 금융개혁실태를 점검하는 특별감사를 벌였다.

이동국기자

eas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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