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관들도 공부해야 산다』서울고법 민사재판연구회(회장 이강국·李康國부장판사) 주최로 열린 「주가지수 선물·옵션거래의 이론과 실제」 강연회에 윤재식(尹載植)서울고법원장을 비롯한 법관 130여명이 모여들어 「만학(晩學)」의 열기에 빠졌다.
16일 서울 서초구 서초동 법원종합청사 4층 중회의실에서 법관들은 땀이 줄줄 흘러내리는 가운데 금융감독원 증권감독국 옥기율(玉基律)과장의 한마디 한마디를 또박또박 메모하며 경청했다.
『배추농사를 지은 농부가 수확기에 배추값이 폭락할 것 같아 미리 배추를 일정가격에 팔기로 계약을 했다면 이것이 선물거래입니다』
그러나 옥과장이 사례를 들어 설명해도 고개를 갸우뚱하는 판사들이 대부분이었다. 2시간의 강연이 끝난 뒤 판사들의 반응은 다양했다.
『무슨 말인지 하나도 모르겠다』(K판사) 『세상이 무섭게 변해가고 있다는 것과 판사들이 얼마나 시대에 뒤처져 있는지를 깨달았다』(L판사) 『더이상 법전만을 뒤지면서 과거의 판결만을 할 순 없다. 판사들도 이제 미래를 준비해야 한다』 『선물거래에서 생길 수 있는 법적 분쟁에 대해 하루빨리 준비해야 한다』(P판사)
그러나 대부분의 판사가 유익했었다는 데에서는 공감했다. 강연회 사회를 맡은 성낙송(成樂松)판사는 『최근 법적분쟁이 급증하고 있는 금융시장의 이론과 실제에 대해 판사들이 잘 모르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며 『앞으로도 이러한 초빙강연회를 많이 열어 법원의 판결과 현실이 더욱 밀접해지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박일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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