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끝자락에 볼만한 전통문화 공연이 기다리고 있다. 한국문화재보호재단이 마련한 세 판의 굿과, 예술의전당이 준비한 횡성 회다지소리와 영산재다.굿판은 20~22일 저녁 7시 30분 서울중요무형문화재전수회관(02_566_7037)에서 벌어진다. 20일 진도씻김굿, 21일 충청도 앉은굿, 21일 영해별신굿을 한다. 진도씻김굿은 죽은 사람 넋을 깨끗이 씻겨서 좋은 데 가라고 하는 굿이다. 무당 집안에서 태어나 40년 넘게 진도지역 굿을 해온 채정례(77) 만신이 굿을 하러 올라온다. 그는 알아주는 무당이다. 특히 그가 부르는 무당노래는 다듬어지지 않은 토속적 가락을 지니고 있어 질박한 감동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충청도 앉은굿은 법사라고 불리는 남자무당이 혼자 앉아 북과 꽹과리를 두드리면서 경을 읽는다. 앉은굿은 「설경」(設經)이라고 부르는 종이장식물의 굿청 치레가 독특하다. 설경은 종이를 접고 오려 보살, 팔괘 등 여러 모양을 만든 것인데 신기하고 절묘해서 감탄을 자아낸다. 이번 앉은굿의 법사는 김기택(63)으로, 그가 서울에서 굿 하기는 처음이다.
동해안굿에 속하는 영해별신굿은 경북 지정 예능보유자 송동숙(69) 일행이 한다. 다른 지역과 확 다른 강렬한 타악 장단과, 굿청을 꾸미는 종이꽃의 화려함이 유명하다.
횡성 회다지소리와 영산재는 22일 낮 4시 예술의전당(02_580_1300) 야외극장에서 볼 수 있다. 강원 횡성의 회다지소리는 죽은 사람을 매장할 때 넋을 달래며 부르는 노래다. 상여 행진으로 시작해서 하관이 끝나면 회를 넣고 작대기로 다지면서 소리를 메기고 받는다. 영산재는 죽은 사람을 천도하려고 절에서 올리는 불교의식으로 여기서 쓰이는 음악과 춤은 전통가곡, 회심곡, 승무, 바라춤 등의 바탕이 됐다.
/오미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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