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삼(金泳三)전대통령의 차남 현철(賢哲)씨가 16일 사회단체에 헌납한 15억원중 5억원을 기부받은 다일공동체 산하 다일복지재단(대표 최일도·崔一道목사·사진)은 「천사병원」건립성금으로 100만원만 받고 나머지는 반환키로 했다.재단이사 5명은 17일 오후 서울 동대문구 전농1동 다일공동체 건물 3층에서 토론을 벌인 끝에 이같이 결정했다.
재단측은 성명서를 통해 『그동안 우리는 100만원이 넘는 헌금은 거절해왔다』면서 『현철씨가 보내온 5억원은 출처가 불분명하고 액수가 너무 많아 재단의 취지에 맞지 않는다고 판단, 천사병원 건립을 위한 헌금 100만원을 제외한 나머지 4억9,900만원은 되돌려 주기로 했다』고 밝혔다.
성명서는 이어 『아무런 대가나 보상없이 묵묵히 이 땅의 소외된 백성의 아픔에 동참해 사랑을 나누는 대다수 봉사자들을 목적이나 수단으로 쓰지 말기를 바란다』고 현철씨에 일침을 가하기도 했다.
최목사는 『현철씨를 매도하고 싶은 생각은 추호도 없다』면서 『하지만 불법 선거자금을 받아서는 안된다는 후원회원들의 입장이 너무 단호했다』고 말했다.
재단의 한 관계자는 돈의 반환방법에 대해 『아직 충분한 논의가 이뤄지지 않아 결정된 바는 없다』며 『직접 되돌려 주거나 수재의연금으로 내는 방안이 있을 수 있으며 조만간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일복지재단은 89년부터 서울 청량리 일대의 무의탁 노인과 노숙자, 알코올 중독자, 행려자 등을 돌봐온 다일공동체를 모태로 지난해 12월 설립됐다. 현재는 노인 무료병원인 천사병원 설립을 위한 「8004 운동」을 벌이고 있다.
한편 현철씨로부터 5억원을 기탁받은 한국심장재단(대표 이용각·李容珏)은 『이 돈을 가정형편이 어려운 어린이들의 심장수술 등에 쓰기로 했다』고 밝혔고, 똑같이 5억원을 받은 한국복지재단(대표 김석산·金石山)측은 『간부들이 지방에 내려가 있어 아직 이 돈의 처리방안을 논의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김성호기자 sh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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