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여름철 식중독 사고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이미 2배 정도 늘어난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이제는 식품산업도 20세기형 「식품품질 경쟁시대」를 탈피하여 21세기부터는 「식품위생관리 경쟁시대」로 변화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위생관리에 성공하는 기업만이 냉혹한 국내·외 경쟁사회에서 소비자의 사랑을 받으며 생존하는 기업으로 남게될 것이다.금년에도 초여름부터 식중독사고의 발생으로 여름철이 시작됐음을 알게 되었는데, 식중독이 발생하였을 때는 반드시 투명성이 확보되어야만 한다. 최근 우리나라 식중독 발생건수는 해마다 줄어드는 추세이지만 학교 및 직장을 대상으로 한 단체급식산업과 외식산업의 성장으로 사고가 점점 집단화, 대형화해가고 있는 추세에 있으므로 그 긴장도는 날로 더해 가고 있는 실정이다.
미국의 클린턴대통령은 97년 1월 식품으로 인한 질병에 대한 조기경보체계의 구축을 위하여 예산증액을 범정부적 차원에서 강구토록 지시했다. 같은 해 5월 「식품안전종합대책」을 발표했고 이듬해에는 「대통령 식품안전위원회」를 신설했다.
최근 우리의 건강을 해치는 일련의 식품위생관련 사건과 식중독 사고들을 보면 우리나라도 이제는 국정의 최고 책임자인 대통령이 직접 나서야 할 시점에 와있다. 전시에 가장 중요한 부처가 국방부라면, 평시에는 국민의 건강과 생명에 직접 관련이 있는 보건복지부와 식품의약품안전청의 기능이 최우선시 되어야 한다고 본다.
과거 정부에서 「범죄와의 전쟁」을 선포했듯이 현 정부는 이제 「식중독 및 식품위해요소와의 전쟁」을 선포하고 대통령 직속으로 가칭 「식품안전특별위원회」를 설립할 것을 제안한다. 이처럼 국가지도자의 의지가 반영되고 효율적으로 식품의 안전성이 확보되어 식품위생면에서 우리나라가 가장 앞서가는 선진국이 되는 날이 오면 세계 각국에서 우리의 식품위생관리 시스템을 모델케이스로 삼아 배우러 올 것이다. 자국민에게 안전한 식품을 공급하여 국민건강에 이바지하고 외화도 벌어들일 수 있으니 국익에도 많은 보탬이 될 것이다. 식중독이 빈번하게 발생하는 나라를 외국관광객들이 즐겨 찾겠는가?
차제에 입법부와 행정부에 제안한다. 우리의 경우는 지금까지 미국도 식품별로 다원화되어 있으니까라고 하면서 잘못된 선례를 따르고 있다. 예를 들면, 축산물은 축산물가공처리법에 의거 농림부에서, 먹는 물은 먹는 물 관리법에 따라 환경부에서, 주류는 주세법을 기준으로 국세청에서 관리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는 오히려 미국보다는 식품위생 관리기관 단일화면에서는 더 유리한 고지에 있다.
왜냐하면 미국의 연방식품의약국(FDA)과 농무부는 그 역사가 너무나 오래되었고 그 조직 또한 이미 공룡화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미국은 농무부와 FDA 등으로 다원화되어 있는 식품위생 관리기관들의 단일화 (A Single Food Safety Agency) 작업을 의회와 정부차원에서 준비해오고 있다. 지난달 미국식품공학회에서 식품위생 관리기관 단일화를 주장하는 연사에게 미국의 경우 단일화에 얼마나 시간이 걸리겠느냐고 묻자 5년 정도 예상한다는 답변을 들었지만, 이 보다는 더 오랜 기간이 필요할 것이다.
현재 우리의 국회가 할 일은 다가오는 새 천년에 우리 후세가 마음놓고 먹을 수 있는 안전한 먹을거리와 그들의 건강을 생각하면서 관련법의 통합화 및 단일화를 통해 선진형 단일식품위생관리 기관 태동의 기반을 다져 주는 일이다.
/우건조·이화여대교수·식품영양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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