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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언대] 軍은 홍수대비 안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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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언대] 軍은 홍수대비 안하나

입력
1999.08.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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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중호우와 태풍내습으로 온 국민은 「홍수와의 전쟁」을 치렀다. 임진강과 한탄강 유역이 범람, 물바다로 변하고 다수의 인명이 손실됐으며 엄청난 경제적 피해도 발생했다.당국은 이러한 「홍수와의 전쟁」에서 승리하기 위해 평소 어떤 노력을 해왔는가. 한마디로 본말이 전도된 시책을 펴왔다. 해마다 연례행사처럼 겪는 물난리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치산치수는 외면한채 천문학적인 돈을 들여 시화호를 건설했고 새만금 간척사업을 벌였다. 홍수후 군도 수해복구를 최우선적인 과업으로 받아들이고 수고를 아끼고 있지 않아 다행스럽다. 그러나 군이 반성할 점이 있어 지적하고자 한다.

우리 헌법에서는 국군의 사명을 국가안보와 국토방위로 규정하고 있으며 군복무규정에는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는 것을 군의 본분으로 명문화하고 있다. 따라서 군은 전시에는 전쟁을 수행하는 것이 주임무이지만 평시에는 전쟁을 예방하는 기능과 함께 천재지변시 대민지원도 국가안보적 차원에서 당연히 수행해야 한다. 이것이 이른바 군의 전쟁이외작전(MOOYTW)임무로써 세계 어느 나라 군대나 공통적으로 맡는 기능인 것이다. 군이 이같은 천재지변시 대민지원 기능을 적절하게 수행했는지 검토해봐야 할 일이다.

이번 홍수사태에서 사망자중 군인이 의외로 많았다는 것은 이해가 안간다. 전쟁이라는 극한 상황을 대비해 훈련된 군대가 적과의 교전이 아닌 후방지역의 일상활동에서 6명이나 목숨을 잃은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 수만명의 민간인이 한밤중 홍수경보속에 적절히 대피한 것에 비춰 문제가 아닐 수 없다.

군 지휘관은 맡은 임무를 수행하되 좀 더 정확한 상황판단과 건전한 의사결정으로 부하의 생명을 지키도록 노력했어야 했다. 특히 폭우 속에 산사태 위험이 있는 절토지에서 야영하도록 내버려둠으로써 엄청난 피해를 자초한 것은 어떤 식으로든 용납받지 못한다. 군의 재해대비 작전이 높은 수준으로 올라갈 수 있도록 배전의 노력이 있어야겠다.

/이선호 군사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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