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조정, 저금리 '쌍끌이' 흑자올 상반기 상장기업들이 사상 최대의 흑자를 기록한 것은 국제통화기금(IMF)체제 이후 경제전반에 걸쳐 추진된 강력한 구조조정의 성과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덜 팔고도 더 남겼다 매출액은 지난해 상반기보다 오히려 줄었지만 순이익과 경상이익은 사상 최대규모를 기록한 것이 올 상반기 실적의 가장 큰 특징. 경상이익은 영업수익과 영업외수익을 합한 개념. 금리가 10% 아래로 떨어지면서 영업외비용인 이자부담이 크게 줄어들었다. 또 환율이 하락함에 따라 외화환산이익과 환차익을 보게 돼 영업외 이익이 늘어났다. 이에 따라 경상이익은 8조9,200억원으로 사상최대수준에 이르렀다. 하지만 순이익은 경상이익보다는 2조9,000억원가량이 적었다. 이는 구조조정과정에서 고정자산을 싼값에 매각함에 따라 특별손익이 줄어들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됐다.
비용이 줄어들고 영업외 수익이 늘어남에 따라 제조업의 경우 지난해 상반기에는 1,000원어치를 팔면 18원을 손해봤었지만 올 상반기에는 27원을 남길수 있었다. 조용백(趙龍伯)대신경제연구소이사는 『매출액이 늘어나는 가운데 순이익이 증가할때 본격적인 경기회복이라고 볼 수 있다』며 『올 하반기 환율동향이 경기회복세의 본궤도 진입을 가름할 최대변수』라고 말했다.
부채비율 급락 금융업종을 제외한 상장사의 부채비율은 329.28%에서 207.70%로 크게 낮아졌다. 이는 상장기업들이 올 상반기 활발한 유상증자를 통해 자기자본을 53.47% 늘렸고 차입경영을 자제한데 따른 결과다. 특히 올 연말 부채비율을 200%이하로 내려야 하는 5대그룹의 경우 삼성은 부채비율이 전년 상반기 282.55%에서 올 상반기 133.53%로 낮아졌으며 SK도 319.45%에서 156.24%로 내려가는 등 큰 폭으로 하락했다. 그러나 유상증자를 제대로 실시하지 못한 대우그룹은 부채비율이 오히려 369.41%에서 408.19%로 높아졌다.
기업별 실적 반도체분야의 활황에 힘입어 삼성전자와 LG전자가 각각 1조3,428억원과 9,257억원의 순이익을 기록, 당기순이익 1,2위에 나란히 올랐다. 이들은 순이익 증가율도 각각 794.67%, 814.11%로 높게 나타났다. 반기순이익 상위 30개사 가운데 10개가 지난해 상반기 가혹한 구조조정을 겪었던 은행업종 매출규모에 있어서는 재벌계열 종합상사인 현대종합상사 삼성물산 ㈜대우가 각각 1,2,3위를 휩쓸었다. 그러나 현대종합상사가 매출증가율 1.53%를 기록했을 뿐 삼성물산과 대우는 큰 폭으로 매출이 줄어들어 종합상사의 퇴조현상을 반영했다. 매출액 증가율은 조흥화학이 326.45%로 가장 높았고 팬택(200.50%), 다우기술(152.80%)이 뒤를 이었다.
김준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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