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신동에서 성숙한 천재로」.97년 프로데뷔 7개월만에 남자프로골프 메이저대회인 마스터스에서 첫 패권을 차지할때만해도 타이거 우즈(24)는 「기량만을 앞세운」다혈질의 골퍼였다. 어린 나이에 감정을 제대로 컨트롤하지 못해 「모 아니면 도」식의 플레이로 기복이 심했다.
97시즌에 마스터스 우승을 포함해 4승을 따냈지만 데뷔 2년째였던 지난해는 사실상 1승에 그쳤다. 우즈에게 이 「2년생 징크스」가 오히려 좋은 보약이 됐다.
우즈는 시련을 겪으면서 감정을 다스려 냉정을 찾고 공격적이기보다는 가장 효율적으로 코스를 공략, 안정된 경기를 하는 노하우를 터득하게 됐다. 16일 미 PGA선수권 마지막 라운드서 그의 성숙함은 단연 돋보였다.
막판까지 추격의 고삐를 늦추지 않은 세르히오 가르시아(스페인)를 침착한 플레이로 일관, 1타차로 제치고 정상에 오른 것. 앞으로 우즈는 장타를 바탕으로 한 최정상급의 기량에 감정을 다스릴 줄 아는 노련미까지 겸비해 21세기에도 세계남자골프계를 호령할 선두주자로 꼽히고 있다.
그의 변신은 우승퍼팅후의 동작에서 단적으로 드러났다. 97년 마스터스우승후 하늘을 향해 오른손 주먹을 내뻗으며 포효하는 모습이었다면 99미 PGA선수권우승 직후에는 가볍게 주먹을 쥐고 눈을 지그시 감으며 한숨을 내뱉는 모습을 보였다.
이같은 우즈의 변신은 올 시즌 초반 데이비드 듀발이 4승을 내달릴 때도 묵묵히 자신의 페이스를 유지, 이번 PGA선수권까지 어느새 4승으로 다승왕 공동선두에 오르며 상금왕 선두에 나선것을 봐도 알 수 있다.
/ 여동은기자 deyu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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