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은 하고 싶지만…』석달 전까지만해도 주부 민성희(41·서울 양천구 목동)씨에게는 늘 이같은 「부업 딜레마」가 따라다녔다. 자녀들이 중학교에 다녀 낮에는 시간이 남는틈을 활용해 힘들어하는 남편을 도와 가계에 보탬이 되고 싶었지만 일거리를 찾기가 여의치 않았다.
한동안 망설이다 대한가족보건복지협회에서 운영하는 주부 취업강좌 문을 두드린 민씨는 6월부터 「산모·신생아 도우미」자리를 얻어 한참 재미를 느끼고 있다. 정규직 만큼 많은 보수를 받지는 않지만 가계에 보탬을 주고 사회경험을 쌓을 수 있다는 것은 또다른 매력이다. 『남의 집 일 거드는게 쉬운게 아닐텐데…』라며 고개를 갸우뚱하던 남편도 이젠 흔쾌히 승낙하고, 제법 어른스러워진 아이들도 엄마의 활동을 좋아한다.
주부들이 구직전선에 나서는 것을 망설이는 가장 큰 이유는 가사에 대한 부담 때문. 이럴때는 자투리시간을 활용할 수 있는 각종 「가정 도우미 부업」에 눈을 돌려보자. 사회봉사단체나 YWCA, 가족보건협회, 일하는 여성의 집, 사회복지관 및 민간 여성단체 등에서는 가정관리인이나 간병인 산후조리사 발관리사 노인돌보는이 등의 각종 「도우미」 교육과정을 마련해놓고 있다.
프로그램을 마친후에는 취업도 알선해줘 일반 직업소개소를 통해 일자리를 알아보는 것보다 훨씬 유리하다.
9월부터 시작되는 하반기 프로그램을 앞두고 있어 문의하면 자세한 안내를 받을 수 있다. 대한가족보건복지협회 정정순 가족보건과장은 『가정 관리 도우미 교육은 주부나 준고령자가 주요 대상이며 단시일내에 취업해야 하는 사람에게 적합하다』고 설명했다.
가정 돕는이(가정관리인·가사보조원)
『파출부가 아녜요』
부부가 맞벌이를 하는 가정이 많아지면서 집안일을 도와줄 사람을 찾는 수요는 갈수록 늘고 있다. 세탁 다림질 청소 등 간단한 가사일에서부터 식사및 반찬만들기 등을 전담하고 가전제품을 다루는 방법이나 간단한 수리 및 위험물을 취급하는 요령에 대해서도 교육을 받는다. 가정의 아이에게 응급한 상황이 발생했을 때 적절하게 대처하는 응급처치요령도 배운다.
서울 YWCA 「금천 일하는 여성의 집」의 경우 한국 가정과 외국인 가정의 가사돕는이 과정을 따로 운영할 정도로 전문화돼있다. 외국가정 도우미는 간단한 영어회화 정도만 배우면 주한 외국인 가정에 부업으로 나가게 된다. 1주일 교육과정을 마치면 수료증을 준다. 도우미가 필요한 가정의 주문을 늘 접수받으므로 부업기회도 그만큼 많다. 수강료는 전액 무료.
가정관리인은 대부분의 사회단체에서 강좌를 개설해 비교적 알선받기가 쉽다. 급여는 하루 8시간 일할 경우 3만원, 4시간에 2만원이며 시간초과 때 4,000원이 추가된다. 외국가정의 경우 8시간에 3만5,000원이며, 초과수당은 4,000원. 식대를 별도로 받을 수 있다. 55세미만 초등학교 졸업 이상 여성이면 누구나 신청할 수 있다.
환자 돕는이(간병인)
요즘 주부들의 대표적 아르바이트다. 가정이나 병원에서 입원환자나 난치성 장기환자, 지체장애인 등을 돌보는 일을 한다. 상당한 노동력이 드는 만큼 일당도 4만원 안팎으로 꽤 높다.
기초적인 의료지식을 배워야 하며 환자와 함께 생활하면서 배변이나 배뇨, 식사 등 일상생활을 도와주고 건강이 회복되도록 간단한 운동을 보조하기도 한다. 하루 3차례 이상 체온을 재면서 간단한 증상을 체크하기도 하고 몸을 잘 움직이지 못하는 환자의 경우 휠체어를 밀어주고 목욕을 시키며 이를 닦아주는 등 개인 위생에도 철저히 신경을 써줘야 한다.
서울 YWCA에서는 주로 중환자나 말기 암환자, 오랜 시간을 치료해야하는 장기환자를 위한 간병인 교육을 실시하고, 필요한 환자가족에게 소개해주고 있다. 환자와의 대화법에서부터 환자의 음식, 심리적 안정을 회복시키는 방법 등에 대한 치밀한 교육을 받는다. 2주 교육과정에 12만원.
가정이나 병원에서 숙식하며 환자를 돌볼 경우 하루 4만5,000원을 받으며 출퇴근하는 가정간병은 10시간에 3만원, 병원간병은 12시간에 3만원 등이다. 간병인의 경우 의료지식이 꼭 필요하기 때문에 간병인협회((02)3444-3481)나 대한주부클럽연합회((02)752-4222)의 도움을 받는 것도 좋다.
노인 돌보는이
몸을 제대로 추스리지 못하는 사람을 아무에게나 맡길수는 없는 법. 주로 중풍이나 치매 등으로 어려움을 겪는 어른들 곁에 붙어서 일거수 일투족을 돌봐야하고 말동무도 해야하는 만큼 붙임성이 좋고 마음이 넓은 중년 여성이 일하기에 적당하다.
노인 돌보는 이는 주로 「일하는 여성의 집」을 중심으로 강좌를 개설한다. 구로 일하는 여성의 집에서는 「중풍 치매노인 전문 돌보는이」제도를 두고 3개월간 교육을 받은 간병인을 연결해주기도 한다. 급료는 12시간에 3만~3만5,000원, 병원이나 가정에서 숙식하며 돌보아주면 4만5,000~5만원을 받는다.
특히 노인 손발씻기와 목욕을 자주 해줘야하고 건강이 악화되지 않도록 영양있는 식사를 제 때 챙겨야한다. 기억력을 상실했거나 망상을 하는 치매노인을 돌볼 경우 말을 많이 하도록 시키고 대화를 함께 나눈다. 또 친밀감을 느끼게 하기 위해 손을 어루만지는 등 스킨십 자주 하고 신문정리나 식기제자리 놓기 등 간단한 일상 생활을 스스로 하도록 유도하기도 한다.
산모·아기 돌보는이(산후조리사·베이비 시터)
최근들어 산후조리원이 우후죽순처럼 늘어나면서 산모도우미를 교육 양성하고 가정에 소개하는 단체가 의외로 많다. 심지어 직업소개소까지 이 일을 하고 있지만 아무래도 공신력 있는 단체나 기관을 통해 취업하는 것이 좋다. YWCA나 대한가족보건복지협회 등은 아예 지원자격을 「고졸 이상의 50세 미만으로 출산 경험이 있는 건강한 여성」으로 못박고 있다.
기본적인 인성교육과 함께 아기의 배꼽을 떼는 일에서부터 산모의 건강관리까지 이론과 현장실습을 병행해 교육한다. 산모의 젖몸살 방지와 유방관리, 영양관리, 피임법에서부터 아기 목욕법, 기저귀갈기, 배꼽관리, 수유법 등 꼼꼼하게 가르친다. 교육기간은 YWCA가 2주 50시간, 가족보건복지협회가 1주 40시간이며 수강료는 12만원. 수료증을 받아 취업한 후에도 YWCA는 매달 한번씩 재교육을 하고 가족보건복지협회는 수요자와 심한 분쟁을 일으키거나 도우미의 품위를 손상하면 자격을 박탈하는 등 엄격하게 운영한다.
보통 가정에서 숙식하며 돌볼 경우 하루 4만5,000원이며 쌍둥이일 경우 2만원이 추가되고, 둘째아이는 5,000원을 더 받는다. 출퇴근의 경우 오전 9시~오후6시까지 3만5,000원, 쌍둥이 1만5,000원추가, 둘째는 5,000원추가, 1시간초과시 5,000원이 추가된다.
김호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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