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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읽기] '패닉'의 반대편에 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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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읽기] '패닉'의 반대편에 서라

입력
1999.08.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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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Pan)」은 그리스신화에 나오는 유목의 신이다. 이 「팬」이 동물을 한쪽으로 동물을 몰아가는 모양을 빗대 「패닉(panic)」은 공황을 가리키게 됐다.A투자자문사의 P사장은 모든 사람들이 앞 뒤 가릴 생각없이 어느 한쪽으로 몰리는 패닉현상이야말로 기회의 출발이라는 지론을 갖고 있다. 지난달초 며칠만에 주가지수가 100포인트 이상 뛰어 1,000을 넘어섰는데도 모든 투자자들이 「사자」를 외쳤던 것을 일종의 「플러스(+) 패닉」으로 판단한 P사장은 반대편으로 움직여 돈을 벌었다.

지난주 증시에서는 크고 작은 패닉이 있었다. 증권업협회 직원의 실수로 코스닥종목인 두인전자가 부도가 났다는 공시가 나가자 모두 「팔자」주문을 내며 아우성을 쳤고 가격은 한때 하한가까지 떨어졌다. 하지만 잠깐만 공시내용을 확인했더라도 이런 현상은 없었을 것이다. 이 회사는 이미 지난해 부도가 나서 화의절차가 진행중이었기 때문이다. 다음날 주가는 상한가를 기록했고 패닉의 반대편에 서서 「팔자」물량을 받아갔던 사람들은 짭짤한 「반짝차익」을 얻을 수 있었다.

더 광범위한 패닉은 대우그룹 채권에 대한 부분적인 환매제한조치에 대한 시장의 반응이었다. 발표다음날인 13일 일단 「팔고 보자」는 쪽에 투자자들이 몰리면서 오전한때 주가지수가 39포인트까지 떨어지고 주가지수선물시장에 일시매매중단조치(써킷브레이커)까지 발동됐다. 환매제한조치는 정상적인 시장흐름을 끊는 것이었고 금리상승, 투신사의 유동성위기 등 부작용이 예상되기 때문에 이런 현상이 나타난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하지만 상당수 펀드매니저는 주가가 폭락하는 상황에서도 『어차피 별 대안이 없었다는 점에서 예상이 가능했던 조치였고, 불확실성이 하나 제거됐다는 점을 감안하면 무작정 헐값에 주식을 내던질 상황이 아니다』며 「두고 보자」쪽에 섰다.

패닉현상이 일어나는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기 때문에 완전히 외면할 수는 없는 일이다. 대우해법이 가져올 파장도 아직은 속단하기 힘들다. 하지만 무작정 패닉대열에 동참할게 아니라 패닉을 가져온 「실체」의 크기와 지속가능시기를 가늠해보는게 현명한 자세일 것이다. 시장혼란을 막고 경제를 살리자는 거창한 명제때문이 아니라 지갑의 두께를 위해서 그렇다는 말이다.

김준형기자

navid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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