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총재는 13일 오전 김윤환(金潤煥)·이한동(李漢東)전부총재, 이중재(李重載)고문 등을 국회 총재실로 초청, 40여분간 얘기를 나눴다. 외유인사차 우연히 들른 신상우(辛相佑)부의장까지 합석하는 바람에 이총재 취임이후 비주류 중진들이 처음 한자리에 모인 셈이 됐다. 이총재는 여기서 제2창당 선언과 당직개편 배경을 설명하고 3김 청산에 대한 협조를 당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중진들은 별로 입을 열지 않았다는 후문.의외로 떠오른 화제는 김영삼(金泳三)전대통령의 민주산악회 문제. 신부의장이 굳이 말을 꺼내자 이총재는 『민산재건에 대해 정치세력화라는 시각도 있는데 YS의 본뜻이 그런것은 아닐 것』이라며 넘어가려 했다. 그러나 중진들은 기다렸다는 듯 『민산은 원래가 정치적 단체아니냐』, 『당을 약화하고 분파를 조장할 우려가 있다』는 등 비판적인 견해를 쏟아냈다. 이총재측은 면담후 브리핑에서 이 대목을 삭제하는 등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였지만 내심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는 전언이다. 하지만 당 안팎에서는 『이총재의 손을 들어줬다기보다는 부산 민주계에 대한 견제 차원』이라고 해석했다.
이총재측은 「어색한 만남」이 끝난후 『당내 화합을 위해 앞으로 자주 이런 자리를 마련하겠다』고 말했지만 하지만 정작 「초대받은 손님들」의 표정은 그리 달가와보이지 않았다.
박천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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