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에 능하고 소설 쓰기, 초콜릿과 피자, 아이스크림을 좋아하는 개답지 않은 비글. 변장의 명수로 종종 제1차 세계대전의 격추왕, 외과의사, 프로골퍼 등으로 변신하여 즐긴다. 찰리 브라운을 비롯한 인간들을 조롱하기도 좋아한다. 가장 싫어하는 것은 이웃집 고양이, 늘 빨간 지붕 위에 올라가 있다…」.웬만큼 만화에 관심을 가진 이라면 금세 알아챘을 것이다. 바로 「스누피」다. 50년 10월 2일 미국내 7개 일간지에 연재를 시작한 이후 지난 50여 년 동안 75개국 40여 개 언어, 2,600여 일간지에 등장했다. 3억 5,000만 명의 독자들이 매일 스누피가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만화 「피너츠(Peanuts)」를 읽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스누피와 「피너츠」가 남긴 기록도 화려하다. 스누피와 그의 주인 「둥근 머리 찰리 브라운」은 미국의 대표적 사진잡지 「라이프」 지의 67년 3월호 표지를 장식했다. 스누피 탄생 40주년이었던 90년에는 프랑스의 루브르 박물관이 아르마니, 겐조 등 세계 유명 디자이너들을 초청, 「스누피 패션전」을 열었다. 프랑스 정부는 스누피를 통해 전세계 사람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한 공로를 기려 스누피의 작가 찰스 슐츠(Charels Schultz)에게 문화훈장을 수여했다.
미국에서는 뉴올리언즈에서 열린 제24회 슈퍼볼 대회에서 「피너츠」 탄생 40주년 기념식을 열었다. 96년 찰스 슐츠는 신문만화 작가로서는 최초로 「헐리우드 명예의 거리」에 이름을 올렸다. 그의 이름은 월트 디즈니의 바로 옆에 자리잡았다.
그리고 바야흐로 2000년이면 스누피 탄생 50주년. 50주년을 자축하는 행사가 이미 올해 상반기 중 미국 시카고 박물관에서 열려 미국인들을 들뜨게 했다. 샤넬, 니나리치, 에르메스, 게스 등 세계 유명 패션업체들이 대거 참가, 이제 지천명의 나이를 코 앞에 둔 이 자그마한 개의 탄생을 경축했다. 바로 그 행사가 전세계 순회전시의 첫 출발지로 한국을 선택했다. 17일부터 22일까지 서울 현대백화점 신촌점에서 「스누피 탄생 50주년 기념 대축제」가 열린다. 「뉴 밀레니엄 스누피 패션전」을 필두로, 국내 스누피 관련 22개 업체가 참가하는 「스누피 캐릭터 상품대전」, 「스누피는 내 친구 그림대회」 등 스누피의 모든 것을 만나볼 수 있는 자리. 다음 개최지로는 일본을 예정하고 있다. 문의 (02)320_3701
/황동일기자 dongi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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