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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 객장] 대우채권 환매제한 첫날 표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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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 객장] 대우채권 환매제한 첫날 표정

입력
1999.08.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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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채권 환매제한 첫날인 13일 증권사와 투신사에는 문의전화가 빗발쳤으나 우려한 환매사태는 일어나지 않았다. 개인과 법인들은 환매제한 조치내용과 환매시 손익을 주로 문의했지만, 막상 환매신청은 소수에 그쳤다. 이는 찾을 수 있는 금액이 확정된데다 환매가 유리할지 불분명하기 때문으로 보인다.이날 고객들은 대우채권 편입비중을 확인하면서 표정이 엇갈렸다. 비중이 낮은 고객들은 안도했으나, 그렇지 않은 고객들은 전산작업이 마무리되는 16일부터나 돈을 찾을 수 있다는 설명을 듣고 허탈해하며 발길을 돌리기도 했다. 특히 운영자금을 단골 예치해온 MMF마저 환매가 제한되자 중소기업과 일반법인들은 급전을 구하지 못해 격렬하게 항의하기도 했다. 40대 한 주부는 『16일 건넬 아파트 중도금 3,000만원을 어제 MMF에 넣었는데 찾을 수 없게 됐다』며 발을 구르기도 했다. 대우채권을 집중매입한 일부 투신사에 법적인 책임을 물어야 한다거나 환매를 자제한 채 믿고 기다린 사람만 또 손해를 봤다고 목소리를 높이는 고객들도 눈에 띄었다.

이날 증권가는 환매사태가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되면 자칫 무서운 증시공황으로 치달을 수도 있다는 위기감이 한때 팽배했다. 일시에 대량 환매사태가 일어날 경우 투신은 환매자금 마련을 위해 주식과 채권을 내다 팔 수밖에 없고, 그에 따른 충격으로 주가가 폭락, 증시공황이 야기될 수도 있다는 우려에서였다. 그러나 환매사태가 나타나지 않자 증권사 직원들은 가슴을 쓸어내렸다. 항의사태에 사전대비책을 세우는 등 부산한 움직임을 보인 대우증권의 한 직원은 『환매사태가 일어나지 않은 것은 정부의 이번 조치가 효력을 발휘한 것』으로 말했다. 12일 새벽 1시30분까지 실무자 회의를 갖고 대책을 강구한 투신사들도 판매사(증권사)로 부터 아직 해지신청이 들어오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내주 상황을 지켜봐야 환매위기를 넘길지 알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증권사들은 대우채권이 편입된 펀드의 경우 전산작업 미비로 내주초에나 환매가 가능해 환매사태는 그때가 고비가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태규기자

tg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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