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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봉박두] 런 어웨이 브라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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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봉박두] 런 어웨이 브라이드

입력
1999.08.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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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귀여운 여인」처럼. 어느 분야에나 전설이 있다. 현대판 신데렐라 영화인 「귀여운 여인」은 영화 줄거리처럼 2류 줄리아 로버츠를 스타덤에 올려 놓았고, 「미스터 굿바를 찾아서」의 리처드 기어도 「몸으로 때우는」 배우의 이미지를 벗고 귀공자로 부상했다.그로부터 9년. 감독 게리 마샬과 두 주연배우가 다시 만난 영화 「런 어웨이 브라이드(Run Away Bride)」.

「스타 시스템」은 할리우드가 개발해 낸 히트 상품중의 하나다. 30년대에는 스타들을 위해 스토리가 만들어졌다. 청순가련형, 요부형 여배우의 성격에 따라 스토리가 달라졌다. 작가주의 따위는 개입될 여지가 없었다. 「런 어웨이 브라이드」는 이같은 할리우드 스타시스템 계보를 따르고 있다. 게다가 옛날 그 감독까지. 이미 관객들은 세 사람의 이름만으로도 생크림 케이크처럼 약간 느끼하면서도 달콤한 멜로를 기대한다.

결혼식장에서 세 번이나 줄행랑을 친, 그러나 도저히 미워할 수 없는 여성 매기(줄리아 로버츠)에 대한 기사를 쓰고, 그녀의 거친 항의 때문에 신문사에서 쫓겨난 아이크(리처드 기어)의 밀고 당기는 사랑 싸움. 당연히 아이크는 매기와 사랑에 빠진다. 「귀여운 여인」의 강박관념에 빠진 것일까. 요조숙녀처럼 보이려 해도 귀여워 보였던 「귀여운 여인」에서와 달리 줄리아 로버츠는 이 영화에선 큰 입을 옆으로 늘려 오리 흉내까지 내지만 오히려 민망하다.

줄거리가 뻔할수록 디테일이 중요한 법인데 조연들의 연기나 대사가 한결같이 진부하다. 리처드의 연기는 원숙해졌지만 줄리아는 「스텝맘」이나 「노팅힐」에서 보다 오히려 후퇴했다. 버터 향의 바삭한 팝콘을 먹으며 즐기면 좋은 영화가 로맨틱 코미디. 하지만 이 영화는 눅눅한 팝콘 맛이다. 오락성 ★★☆ 예술성 ★★☆

/박은주기자 jup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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