탤런트 송윤아가 하늘에서 떨어졌다. 8일 MBC 「일요일 일요일 밤에」. 드라마 「왕초」의 출연진이 미국에서 극한에 도전하는 모습을 방영하는 코너. 종목은 스카이다이빙. 울며불며 첫 시도에 실패한 송윤아는 그러나 두번째 시도에서 3,500m의 허공에 몸을 날렸다. 『어땠냐?』는 질문에 『또 하고 싶다』는 대답. 이런 송윤아에게 새 별명이 붙었다. 「간 큰 여자」.스카이다이빙은 용기있는 사람만이 즐길 수 있는 환상의 레포츠이다. 날고싶은 욕망, 그것도 도구를 이용하지 않고 맨몸으로 하늘에 떠있는 근원적 희구를 충족시켜준다는 점에서 쾌감지수는 다른 레포츠에 비할 바가 아니다.
흔히 낙하산을 타고 하늘에서 내려오는 것으로 인식하는 사람이 많은데 정확히 말하면 맨몸낙하와 낙하산낙하를 합친 것이다. 3,000m가 넘는 하늘에서 시속 170~300㎞의 속도로 45초~1분간 떨어지다가 안전고도인 800m에서 낙하산을 펴고 착지하면서 마무리한다.
목숨에 미련이 없는 기인의 기행이거나 토픽에 등장하는 먼 나라 일이라고 여기기 쉽지만 국내 스카이다이빙은 의외로 역사가 깊고 동호인 또한 많다. 60년대 초반 군인과 언론인에 의해 도입돼 64년 한국스카이다이빙협회(당시 대한낙하산회)가 발족됐고 현재 회원은 600여명에 이른다. 매년 2개의 국내대회가 열리고, 대규모 국제대회에도 빠짐없이 참가한다.
매력 비행기에 오를 때부터 착지할 때까지 모든 과정이 밀도있는 긴장과 스릴의 연속이다. 15년의 베테랑 다이버인 이종훈(37·스카이다이빙학교교장)씨는 『자연력(중력)을 이용해 사람이 할 수 있는 가장 빠른 활동』이라며 『비행기를 타고 하늘에 오를 때의 긴박감, 뛰는 순간의 결단과 그 반사적 희열, 낙하의 짜릿함과 자유로움, 낙하산이 펴지고 둥실 떠있을 때의 편안함등 단 1초도 버릴 것이 없다』고 말한다.
안전성 안전수칙을 지키고 정상적으로 강하할 때 주낙하산과 예비낙하산이 모두 펴지지 않을 확률은 15만분의 1. 오토바이, 암벽등반, 수영보다 더 작은 사고확률이다.
배우는 법 안전이 최우선인 종목인만큼 입문과정이 까다롭다. 협회(02-515-7943)에 등록하고 협회 산하기구인 한국스카이다이빙학교(02-3443-0797)에서 15시간의 이론과 지상교육을 받아야한다. 교육 후 교관과 함께 30회 이상의 훈련강하를 하고 교관의 추천에 의해 학교장이 수료판정을 내린 후에야 비로소 자유강하를 할 수 있다.
장비 주낙하산과 예비낙하산을 묶은 낙하산세트, 운동화, 헬멧, 다이빙복, 방풍안경, 고도계가 필수적인 장비이며 고도경보계, 자동산개기(자동으로 낙하산을 펴주는 안전장치)등이 있으면 더욱 좋다.
비용 하늘에서 하는 레포츠인만큼 비용이 많이 든다. 본격적으로 대중에 파고들지 못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협회 등록과정에서는 입회금 10만원과 연회비 10만원이 필요하고 다이빙학교 교육비는 50만원이다. 교육기간에는 협회의 장비를 이용하지만 교육을 마치면 개인장비를 구입해야한다.
스카이다이버 사이에는 장비를 빌려달라는 말 자체가 금기이다. 기본장비를 구입하는데 600만원 정도가 든다. 항공기 탑승료는 교육을 수료한 다이버는 1회 12만원, 피교육생은 1회당 5~12만원에 교관탑승료 분담금 7만원이 추가된다. 산이 많은 지형 때문에 국내에서는 주로 헬리콥터(회전익 항공기)가 이용되는데 이는 일반적인 비행기(고정익 항공기)보다 5배 이상 비싸다. 그래서 여름에는 열성적인 다이버끼리 미국이나 중국등지로 전지훈련을 가는 경우가 많다.
권오현기자 ko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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