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사설]총리해임안 당당한 처리를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사설]총리해임안 당당한 처리를

입력
1999.08.12 00:00
0 0

김종필총리 해임건의안 처리문제로 정국에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한나라당이 지난 10일 내각제 연내개헌 위약과 국정혼란 등을 이유로 김총리에 대한 해임건의안을 국회에 제출하자 국민회의와 자민련은 13일 본회의에 일단 참석하되 표결과정에서 집단퇴장하는 방법으로 해임안을 저지하겠다는 방침을 정했다.한나라당은 표결을 통해 DJP와 공동여당에 일격을 가하기 위해 외유중인 소속의원들에게 귀국령을 내렸고, 여당의 반란표를 최대한 유도하기 위한 작전에 들어갔다. 반면 공동여당은 표결에 참여할 경우 예기치 못한 반란표가 나올 것으로 보고 표결에 불응, 퇴장한다는 방침이어서 여야간의 격돌과 파란이 예상된다.

김총리 해임건의안은 여야가 국회법 절차에 따라 정정당당하게 처리해야 한다. 여권은 야당측의 총리 해임건의안 제출이 단순한 정치공세이고 공동여당을 상처내려는 술책이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일단 안건이 국회에 발의된 이상 당당하게 처리에 임하는 것이 정도(正道)이고 순리이다.

공동여당은 아예 해임안을 본회의에 상정하지 않거나, 표결시 퇴장하는 방법 등을 검토했다가 후자쪽으로 대응전략을 세웠는데, 이 가운데 어떤 방법을 택하든간에 그것은 편법에 불과하다. 공동여당이 궁여지책으로 선택하려는 표결불참은 누가 보아도 정상적인 의회민주주의의 모습은 아니다. 정치권이 혼란스럽고 여야 모두 국민들로부터 불신을 받고있는 것도 따지고 보면 정당한 게임의 룰을 지키지 않기 때문이다.

여권은 김총리에 대한 해임건의안을 표결로 처리할 경우 국민회의와 자민련 일각에서의 반란표를 우려하고 있는 듯 하나 표결불참은 현 정권이 추진하고 있는 정치개혁에도 역행하는 일이다. 과반수이상의 의석을 확보하고 있는 공동여당이 표결에 참여하지 않고 본회의장에서 집단으로 퇴장한다면 국민들로부터 비난을 면치 못할 것이다.

역대 국회에 제출된 총리 해임건의안은 3건이었으나 모두 여당이 참여한 가운데 국회 본회의 표결을 거쳐 부결됐다. 군사정권시절에도 여당이 표결에 불참하거나 투표참석후 기권하는 변칙적인 방법을 사용한 적은 없었다.

우리는 차제에 김총리 해임안 처리결과를 떠나 「내각제 위약」으로 확산되고 있는 민심이반현상을 수습하는 차원에서라도 내각제 연내개헌을 국민에게 약속했던 두 당사자가 나란히 국민에게 사과하고 양해를 구하는 모양새를 이른 시일내에 갖추기를 충고하고자 한다. 그렇지 않으면 내각제 위약문제는 계속 현 정권에 멍에로 작용할 것이 분명하다. 오늘 호미로 막을 것을 훗날 가래로도 막지못하는 우(愚)를 범하지 말아야 한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