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어느 분야에서든 「어른」의 행동거지는 매우 중요하다. 아랫사람들이 그의 행동을 따라하기 때문이다. 국회의 「어른」인 다선의 중진의원들도 마찬가지다. 이들이 어떤 정치행보, 행태를 보여주느냐가 국회 전체의 대국민 이미지에 결정적 영향을 준다.이런 면에서 최근 여야 핵심 중진의원들이 회기중에 사적인 이유로 외유에 나선 점은 비판받아 마땅하다. 우선 자민련. 충청권 신당창당과 관련,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는 김용환(金龍煥)전수석부총재와 강창희(姜昌熙)전총무가 각각 6일과 10일 유럽과 일본으로 출국했다.
다음은 한나라당. 새 지도부구성에서 「뉴밀레니엄위원회 위원장」에 내정된 김덕룡(金德龍)부총재는 지금 미국에 있다. 재미과학자협의회세미나 참석차 5일 출국했다. 국민회의에선 경우가 약간 다르긴 하지만 김대중(金大中)대통령 장남 김홍일(金弘一)의원이 『일정변경이 도저히 불가능한』 신병치료를 위해 3일 출국, 12일 귀국한다.
이들이 평시에 외국에 나갔다면 문제삼을 이유가 별로없다. 하지만 국회가 열려 있는 기간에 급하지 않는 이유로 외유에 나선 것은 직무유기라는 지적을 받을수 있다. 더구나 초·재선의원들이 회기중 외국에 나가려면 언론과 당지도부의 온갖 눈치를 살펴야하는게 현실이다.
그런데도 이들 중진들이 서슴없이 외유를 결정한 데에는 『누가 감히 나에게…』라는 식의 오만함이 깔려 있을수도 있다. 『국회가 하는 일없이 국가 예산만 축내고 있다』는 비판여론이 상당하다는 점은 의원들 스스로가 누구보다도 평소에 자주 하는 걱정이다.
『큰 정치구상은 국회가 열렸든 말든 일단 외국에 나가야만 제대로 할 수 있는 것이냐』는 물음에 이들은 분명히 답할 수 있어야 한다.
/신효섭정치부기자 hsshi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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