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훈은 자신과 가족에 대한 사랑을 키워줍니다』30년 가까이 전국을 돌며 「무료가훈써주기」 봉사를 계속해온 화가 최성률(崔成律·74)씨는 요즈음 중부고속도로 동서울톨게이트 만남의 광장에서 살다시피한다. 지난 6일부터 이달말까지 99 하남환경박람회의 홍보를 위해 이 곳에서 운전자들을 대상으로 가훈을 써주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가훈과 환경은 질서와 선의 근본이라는 점에서 다르지 않다』고 강조하며 즐겁게 작업을 하고 있다. 운전자들이 평소 마음에 새겨두고 있던 가훈을 정성스럽게 써내려간 뒤 환경박람회 배지와 메달 등 홍보물과 함께 건네주는 것이 그의 일이다.
그가 가훈써주기를 시작한 것은 70년대 초반. 『급격한 발전으로 물질만능주의가 팽배해지면서 사회의 근본인 가정이 무너지기 시작했다』고 생각한 그는 『가정을 바로세우자는 생각으로 이일을 시작했다』고 말한다.
그동안 시민들에게 직접 써서 건내준 가훈은 무려 25만여점에 이른다.
93년엔 대전 엑스포홍보장에서 4개월동안 2만여명에게, 그해 말부터 대한무역센터에서 13개월동안 15,000여명에게 가훈을 써주는 등 노익장을 과시했다.
1925년 평안북도 선천에서 출생한 그는 한학을 공부한 형님의 영향으로 5살때부터 붓을 잡았으며 8살때부터는 중국인으로부터 그림을 배우기 시작했다.
그의 글은 검은 먹물에 금분을 섞는 것이 특징이다. 중국인에게 그림과 글을 배운 영향도 있지만 가훈이 소중하다는 것을 강조하기 위한 뜻도 담겨 있다.
그는 정규대학을 마치지는 못했지만 제2회 한국화랑작가전에서 우수상을 수상하고 86년엔 모잡지에서 선정한 「86년을 빛낸 명사 100인」에 선발되는등 실력을 인정받아 왔다. 86년 아시안게임 특집화보에 그의 그림이 실리기도 했으며, 90년과 93년에는 프랑스와 독일에서 각각 출품전을 여는 등 10여차례의 국내외 전시전을 개최, 관심을 끌었다.
그는 『환경오염은 곧 인간오염이며 이를 줄이는 것은 반듯한 가정이 토대가되야 한다』며 『이번 행사가 박람회의 성공적인 개최에 조금이나마 보탬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한창만기자 cmha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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