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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배로즐기기] 두드락 공연-타악 향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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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배로즐기기] 두드락 공연-타악 향연

입력
1999.08.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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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량한 타격음에 더위가 싹 물러난다. 음계니, 선법이니, 화성이니, 골치 썩을 필요도 없다. 타악을 중심으로 춤, 선율 악기 등 인접 장르를 아우르는 비언어적 공연(non_verbal performance)은 폭염이 있는 지역에서 유달리 발전한 연희 양식이다. 멀리 갈 것 없다.22일의 「두드락(Doodrok)」. 우리의 풍성한 타악적 전통을 현대적 어법으로 소화해 낸, 한여름의 적시타. 멀티 타악주자 최익환을 대장으로 하는 5인의 타악 향연이다.

최대의 목적은 사물놀이 어법의 확장. 북 장고 꽹과리 징 등 사물이 생활 속의 타악적 소품들과 이뤄내는 신명의 한 판이다. 깡통, 막대, 대나무, 양철 물동이, 엿가위 등이 사물과 어울릴까?

큰북으로 펼치는 「코리아 판타지」, 엿가위 가락이 신나는 「엿가위치기」, 북의 향연 「모듬북」, 개량 타악기의 무대 「장단 is 리듬」 등의 무대가 증명해 보인다. 모든 타악기들이 총동원돼 펼치는 「뚜드락 놀이」가 절정을 이룰 듯. 오후 3시 7시30분 세종문화회관소강당. (02)581_5801

타악하면 빠뜨릴 수 없는 게 브라질 삼바의 민속악기. 다양한 브라질 타악기들이 없었다면 여름의 재즈, 보사노바도 나올 수 없었을 것이다. 수르도(휴대용 베이스 드럼), 타롤(강철 드럼), 퀴카(긁어 소리 내는 절구 모양의 악기), 아고고(깡통 소리를 경쾌하게 내는 금속 타악기), 레코 레코(긁으면 귀뚜라미 우는 소리를 내는 강철 막대기), 판데이로(삼바 탬버린), 간자(곡식이나 자갈을 속에 넣고 흔드는 통) 등 브라질 타악기는 타격음의 향연, 그 자체다.

음정과는 전혀 무관할 듯 싶은 타악도 그러나 깊이 들어가면 미묘한 음정 현상이 생긴다. 배음(overtone) 현상이 바로 그것. 북들간의 「소리 궁합」이 잘 맞을 경우, 발생하는 공명음의 신비는 멜로디 악기의 화음 현상을 능가하는 신비의 세계로 듣는 이를 이끈다.

타악에 심취하다 보면 어느 순간, 바로 그 배음의 신비가 자신을 감쌀 지도 모를 일이다. 신선이 되어 하늘로 올라가는 우화등선(羽化登仙)의 기분이랄까. 만국 공통어, 타악이 있어 더 즐거운 여름이다.

장병욱기자 aj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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