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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한심한 의사당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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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한심한 의사당 풍경

입력
1999.08.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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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경 하나. 제206회 임시국회가 개회한 2일 국회 본회의장. 온나라가 호우로 물난리를 겪고 있는 비상상황 속에서도 여야의원들은 내각제 개헌유보와 세풍수사 등 정치쟁점을 놓고 서로를 물고 뜯었다. 의원들은 수해대책 마련에 정신이 없는 행정자치부 김기재(金杞載)장관과 담당공무원들까지 불러내 밤 늦도록 잡아두었다가 이들이 답변도 하기전에 대부분 회의장을 떠났다.풍경 둘. 이날 국민회의 김경재(金景梓)의원이 5분발언을 통해 통렬한 자기반성을 했다. 제193회 임시국회부터 제203회까지 315일간 의사일정이 진행됐으나 정작 회의에 임한 시간은 합해봐야 채 7일도 안되는 144시간 6분에 불과했다는 것이다. 잠시 겸연쩍은 표정을 짓던 의원들은 김의원의 발언이 끝나자마자 기다렸다는 듯 또다시 정치공방을 재개했다.

풍경 셋. 9일 밤 예산결산특위 회의장. 사흘째 회의였지만 다급한 추경예산 편성과는 관계없는 검찰의 한나라당 후원회 계좌추적문제로 심의가 전혀 이뤄지지 못했다. 여야의원들 간에 맞고함이 오가는 등 수라장 끝에 두차례나 정회소동을 겪은 회의는 결국 자정이 되면서 자동 유회됐다. 김총리는 준비해온 추경예산 관련 답변은 한마디도 못한채 2시간이 넘도록 꼬박 서있다가 하릴없이 돌아갔다.

제206회 임시국회에 남겨진 시간은 이제 겨우 사흘. 1조2,981억원 규모의 추경예산안과 100여건이 넘는 각종 민생법안이 고스란히 처리를 기다리며 남아있다. 하지만 앞에는 총리해임건의안 처리라는 험난한 고개가 또 버티고 있다. 국민의 싸늘한 시선을 의식한 여야 총무들이 10일 오전 회동을 갖고 예결특위 의사일정을 합의하는 등 「모양갖추기」에 나섰지만 이번 임시국회가 제 몫을 해낼지는 아직도 알 수 없다.

박천호정치부기자

tot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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