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사태에 따른 불안심리로 채권시장이 사실상 거래마비상태에 들어가면서 시중실세금리가 연일 폭등, 회사채 유통수익률이 두자릿수 진입의 초읽기에 들어갔다.10일 채권시장에서 3년만기 회사채 유통수익률은 전날보다 0.18%포인트 오른 연 9.91% 안팎에서 거래돼 지난해 10월 이후 10개월여만에 최고 수준을 나타냈다. 일부 경과물은 이미 10%를 넘어서기도 했다. 국고채 유통수익률도 동반 상승, 연 9%대에 진입했다.
이날 채권시장은 「팔자」물량이 속속 나오는데 반해 「사자」 세력이 사실상 자취를 감추면서 가파른 금리상승세가 이어졌다. 수익증권 환매요구로 자금사정이 악화한 일부 투신사는은 채권매물을 계속 쏟아내고 있는 가운데 주요 매수처인 은행과 우량 투신사들은 추가적인 금리상승을 우려해 매입을 기피하면서 사실상 거래가 이뤄지지 않았다. 채권시장 관계자는 『대우사태 처리가 순탄치 못하고 이로 인해 거액여신을 안고 있는 투신사들의 장래가 불투명해짐에 따라 채권시장이 전혀 제기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우와 투신사 문제가 조기 해결되지 않는 한 회사채금리의 두자릿수 진입은 시간문제이며 상당기간 고공행진이 이어질 전망이다.
한편 정부는 금리상승을 억제키 위해 증권금융 및 투신안정기금을 통해 투신사에 자금을 지원하고, 투신사들의 회사채 매각억제를 위해 창구지도를 펴는등 시장안정대책 마련에 착수했다. 금융당국 고위관계자는 『투신사의 유동성 사정이 심각해지면 언제라도 한국은행 자금을 지원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말했다.
또 금주로 예정되어 있던 1조원 규모의 국고채 입찰을 연기하는 등 시장수급조절에 나서기로 했다.
이성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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