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곧 출발하니까 안전벨트 꼭 매세요』 8일 오후 2시 40분 서울 종로구 신문로 2가 성곡미술관 앞. 노란 수영복에 빨갛고 노란 고무호스로 외계인 같은 머리장식을 나타난 설치작가 이 윰씨. 먼저 버스에 탄 관객들을 향해 그는 유쾌하게 소리쳤다. 22일까지 성곡미술관에서 펼쳐지는 「버스전」의 오프닝 행사로 마련된 퍼포먼스였다.이날 퍼포먼스는 미술관 순회버스 노선을 따라 서울 시내 곳곳에서 게릴라 식으로 펼쳐졌다. 로댕갤러리 앞에선 퍼포머와 관객들이 산소 캡슐(비닐주머니) 속에 담긴 동해안 바닷가 맑은 공기를 호흡하기도 하고 사간동 뒷골목에선 「그림클럽」 젊은 화가들이 관객들과 함께 골목길을 걸으며 「보이지 않는 공간」에 대한 탐색작업도 벌였다.
전날(7일) 1,000명이 몰려 많은 관객이 발길을 돌릴 정도로 성황을 이루었던 퍼포먼스. 그러나 8일 역시 줄을 서고 번호표를 받아 어렵사리 버스에, 큰 기대를 걸고 땀 뻘뻘 흘리며 올라탔던 관객들로선 정말 싱겁기 짝이 없는 「소문난 잔치」였다. 하지만 늘 말만 늘어놓는 탁상공론형 예술가들 대신 발로 뛰는 작가들의 에너지를 함께 나누었다는 것만으로도 관객들은 즐거운 표정이었다. (02)737_7650
/송영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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