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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TV, 사할 건 권력대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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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TV, 사할 건 권력대리전

입력
1999.08.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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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스크바에서는 요즘 상반된 정견을 가진 TV 간에 사활을 건 선전전이 벌어지고 있다. 「TV 전쟁」의 주체는 「정·재계의 막후실력자」 보리스 베레조프스키(53)의 공영TV ORT와 또다른 블라디미르 구신스키(45)가 이끄는 NTV.베레조프스키는 ORT 외에 일간 「네자비스마야 가제타」 「코메르산트 데일리」등을, 구신스키는 라디오 「에코 모스크바」, 일간 「시보드냐」 등을 각각 소유한 러시아 양대 언론 재벌이다.

싸움은 지난달 크레믈린이 NTV가 소속된 미디어-모스트 그룹에 대해 전격적으로 세무조사를 지시한데 이어 베레조프스키가 ORT에 출연, 모스트의 재정난을 지적하면서 시작됐다. 이에대해 NTV를 필두로 한 모스트 계열 언론사들은 즉각 베레조프스키와 크레믈린이 2000년 대선을 앞두고 「언론 길들이기」에 나섰다면서 이들의 커넥션을 폭로하는 한편, 세무조사를 지시한 알렉산드르 볼로신 대통령 행정실장을 월권행위 혐의로 검찰청에 고소했다.

양측의 뒤에는 각각 차기 대선후보인 유리 루시코프 모스크바 시장과 장기집권을 노리는 「옐친 패밀리」가 있다는 게 정설. 관측통들은 특히 구신스키가 크레믈린의 「줄서기」 요구를 거부하고 루시코프 시장쪽으로 돌아서자 「목죄기」에 나선 것으로 보고 있다.

사실 구신스키와 베레조프스키는 96년 대통령 선거때 함께 「옐친의 돈지갑」 역할을 한 「옐친 사람」이었다. 하지만 구신스키의 모스트그룹은 지난해 8월 부도상태에 빠졌을때 루시코프 시장이 시예산을 모스트 은행에 예치하며 도와주자 지지 노선을 바꿨다.

/이동준기자 dj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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