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회민주주의의 산실인 영국에 또다시 30대의 당총재가 등장, 자기혁신에 나선 영국 정치의 변화상을 실감케하고있다.영국 제3당인 자민당은 9일 경선을 실시, 찰스 케네디를 새 총재로 선출했다. 39세인 케네디는 56%의 압도적 지지를 획득, 다른 4명의 경쟁자를 가볍게 물리쳤다. 언론인출신으로 24세때 하원의원에 첫 당선된 그는 당 농촌담당 대변인으로 있으면서 TV대담프로그램에도 자주 출연, 대중적 인기도 상당하다.
이로써 영국 주요 정당의 총재직은 집권 노동당의 토니 블레어 총리(45·97년 총재취임)와 보수당의 윌리엄 헤이그(38·97년 총재취임) 그리고 케네디 등 전후세대로 완전히 물갈이됐다. 총 659석의 하원의석 분포(노동 418·보수 165· 자민 46·기타 29석)로 볼 때 최근 2년동안 제1~3당의 총재가 모두 30·40대의 차세대 지도자로 바뀌었다는 것은 기득권에 집착하기보다 과감하게 개혁과 변화를 선택한 영국 정치의 역동성을 보여준다.
사실 영국식 복지국가의 실패로까지 일컬어지던 70년대의 「영국병」은 전통과 경륜을 명분으로 변화에 둔감했던 영국 정치권에 1차적인 책임이 있었다.
이와 관련, 영국언론들은 케네디 선출에 대해 『나이가 정치개혁의 척도는 아니다』『중요한 것은 과거정치의 잘못과 부정적 유산을 넘어설 수 있는 의지와 용기, 그리고 실천능력이다』며 「형식보다 내용」을 강조하고있다.
정치권의 수혈을 통해 노쇠한 제국의 이미지를 빠르게 쇄신하는 영국의 변신이 주목된다.
/장현규기자 hkja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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