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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버세계] "경품이 뭐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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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버세계] "경품이 뭐길래"

입력
1999.08.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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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인터넷에서 열리고 있는 경품행사들이 이용자의 눈을 휘둥그래지게 만들고 있다. 현금 10억원이 내걸린 경품행사는 쉽게 찾을 수 있고 경품 총액이 310억원에 이르는 천문학적 규모의 행사도 등장했다.경품에 대한 네티즌들의 관심이 높아지자 대표적인 검색사이트인「야후!코리아」는 홈페이지 초기 화면에 「경품&공모」라는 별도 카테고리를 만들었다. 경품행사 진행상황및 당첨요령 등을 소개하는 이 카테고리에 따르면 10일 현재 인터넷 상에서 진행되고 있는 경품행사는 무려 290여 종류에 이른다. 1년 내내 경품행사를 벌이는 전문 사이트도 수십 곳이고 새로 개설되는 사이트는 으레 대형 경품행사를 개최하고 있다.

경품은 1만원 안팎의 문화상품권에서 BMW 등 고급 외제승용차, 10만~1,000만원에 이르는 현금까지 천차만별이지만 아무래도 현금과 고가상품을 주는 경품행사에 이용자가 몰린다. 데이콤이 최근 인터넷 이용자 3,500여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결과 46.6%가 현금 경품을 선호하고 있으며 자동차와 컴퓨터 등 고가 경품을 원하는 사람도 각각 21.4%와 20.2%를 차지했다. 백화점 경품행사처럼 물건을 구매할 필요가 없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접속요금과 노력」만을 밑천으로 매일 경품 사이트 수십 곳을 전문적으로 찾아다니는 「경품 서핑족」도 생겨났다.

그러나 일부 사이트가 회원모집을 위해 다단계 판매 전략을 도입하는 등 인터넷 경품행사가 왜곡된 방향으로 흐른다는 지적도 만만치 않다. 즉석복권 등을 통해 현금을 지급하고 있는 한 사이트는 『기존 회원의 추천을 받아 가입한 회원이 경품에 당첨될 경우 당첨금의 10%를 추천한 회원에게 지급한다』며 회원 추천을 유도하고 있다. 다른 사이트들도 회원을 많이 추천한 회원에게 현금과 행운권 등 다양한 경품을 제공하는 방식으로 회원을 모집하고 있다.

경품 제공사이트가 이처럼 회원 유치에 집착하는 이유는 회원 숫자가 곧 사이트의 주 수익원인 광고 유치와 연결되기 때문. 그래서 『당첨 확률도 낮은 경품을 미끼로 회원을 모집, 광고 유치의 볼모로 잡고 있다』는 비난도 만만치 않다. 사이트에 떠있는 광고를 보면 돈을 적립해 준다는 아이디어로 최근 각광을 받고 있는 한 인터넷 광고업체의 경우 이 사이트를 탈퇴하려는 사람들의 모임이 결성되기도 했다.

인터넷 경품행사 범람과 관련, 무엇보다도 청소년들에게 사행심과 함께 『인터넷은 돈버는 장소』라는 그릇된 인식을 심어준다는 비판이 가장 설득력있게 제기되고 있다. 성인사이트와는 달리 대부분의 경품행사가 연령제한 없이 10대 청소년들의 참가를 허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상연기자

kubric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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