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왕립식물원 큐 가든은 세계에서 가장 크고 오래된 식물원이다. 1759년 조지 3세의 어머니 어거스타공주가 살던 저택에 수석정원사였던 윌리엄 에이턴과 식물학자 뷰트경 등이 함께 만든 것이다. 큐 가든은 300㏊가 넘는 면적에 전세계 식물 종(種)의 8분의 1인 4만여종을 보유하고 있다. 부속도서관에는 식물과 관련된 책 잡지 등도 12만권이나 소장돼 있다. 영국에는 이밖에도 1만5,000여종을 보유한 왕립 에딘버러식물원, 조경식물 분야에서 세계적으로 유명한 위슬리 가든도 있다. 95년 역사의 위슬리 가든에는 1년에 75만명 가량이 찾아온다고 한다.■영국은 고위도에 위치해 자생식물의 종이 적지만 아름다운 정원과 수목원, 식물원을 많이 갖고 있다. 그래서 영국은 식물학자들에게 학문 교류의 장으로 각광받고 있다고 한다. 영국인들의 식물에 대한 관심과 애정, 그리고 미래를 내다보는 눈이 세계적인 식물원을 갖게 된 바탕이다.
■우리나라에는 국립 광릉수목원을 비롯, 서울생명과학대 부속수목원, 서울대공원, 제주관광식물원(여미지), 천리포식물원, 에버랜드식물원 등 모두 50여개의 식물원이 있다. 그러나 보유 종이 많지 않은데다 대부분 열대식물이어서 주목을 받지 못했던게 사실이다.
■7월초 강원 평창군 도암면 오대산 어귀에 자생식물원이 문을 열었다. 식물원에 들어서면 울밑의 민들레, 밭둑의 찔레꽃, 바위틈의 철쭉, 무덤가의 할미꽃, 지붕위의 박꽃 등 귀에 익은 꽃들이 손님을 반긴다. 매미꽃, 바람꽃, 개불알꽃, 광릉요강꽃, 물매화 등 사라져가는 우리 꽃도 볼 수 있다. 3만3,000여평에 우리 꽃과 풀 1,000여종이 자라는 자생식물원은 20여년째 우리꽃에 애정을 쏟아온 김창열원장이 만들었다. 그의 집념에 놀라지 않을 수 없다. 『자생식물은 조상에게서 물려받은 귀중한 재산』이라는 김원장은 『영국인들처럼 식물에 대한 열렬한 애정을 가질 때 우리나라도 문화국가가 되고 세계에 자랑할만한 식물원도 가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박진열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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