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심시간에 비어있는 지방자치단체의 간부 사무실에 침입, 상습적으로 금품을 털어온 20대가 붙잡혔으나 피해자들이 신고하기는 커녕 도난 사실조차 부인해 「출처를 밝히기 곤란한 돈」이 아니냐는 의혹이 불거지고 있다.대전중부경찰서는 9일 박철우(朴哲祐·29·대전 서구 월평동)씨를 절도 혐의로 구속했다.
박씨는 4월중순께 대전시청 2층 모국장실에 들어가 서랍속에 있던 현금 200만원을, 같은달 말 경기 수원시청 3층 모국장실 서랍에서 현금 130만원을 각각 훔치는 등 올들어 15차례에 걸쳐 2억1,700여만원어치의 금품을 턴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조사결과 박씨는 부산·대구시청, 경남도청, 충남도청, 경기 성남·안양·부천시청, 전남 여수시청 등 전국의 관공서를 무대로 범행을 저질렀으며 현금 뿐아니라 수표와 어음, 신용카드, 노트북, 우표 등을 무차별로 털어온 것으로 밝혀졌다.
박씨는 『고위 간부의 현금은 남한테 받았을 가능성이 커 신고하지 못할 것으로 생각했다』고 말했다.
실제로 5,000만원권 당좌수표 등 2억여원어치 유가증권이 든 가방을 도난당한 전북 익산시의회 권모(57)사무국장 등 극히 일부를 제외한 대부분 피해자들은 한결같이 경찰신고는 물론 도난사실 자체를 부인하고 있다.
경찰은 박씨의 여죄를 추궁하는 한편 전국 자치단체를 상대로 피해사실에 대한 확인작업을 벌이고 있다.
대전=전성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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