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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소값은 금값] 식탁 채소실종 "주부탓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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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소값은 금값] 식탁 채소실종 "주부탓 마세요"

입력
1999.08.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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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중호우와 태풍 여파로 배추와 파 풋고추 등 채소류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아 주부들과 식당업주들이 울상이다.서울 종로구에서 한식당을 하는 황모(45)씨는 『수해 직후 상추값이 1근에 6,000원으로 5~6배씩 올라 5,000원하는 돼지고기 1근보다 비싸져 장사에 어려움이 많다』고 한숨을 지었다. 서울 당산동 K식당 주인 최춘식(崔春植·42)씨는 『요즘 같아선 시장보기가 겁날 지경』이라며 『그렇다고 손님들에게 김치를 내놓지 않을 수도 없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동네 슈퍼에서 채소구경 하기 힘든 곳도 많다. 값이 치솟은 채소를 소비자들이 『너무 비싸다』며 외면, 아예 들여놓지도 않기 때문. 서울 강북구 미아동에서 식료품점을 하는 박정희(39)씨는 『채소값이 품목에 따라 3~10배까지 뛰면서 찾는 소비자들이 거의 없다』며 『배추는 하루 20포기 들여오다 요새는 10포기 이하로 줄였는데도 거의 팔리지 않아 내다버리는게 더 많다』고 전했다. 상추 등 채소 값이 폭등하자 삽겹살등 돼지고기 소비량도 줄었다. 은평구 신사동에서 정육점을 운영하는 선정규(46)씨는 『며칠동안 채소를 덜 내놓았더니 삼겹살이나 소금구이를 찾는 손님이 많이 줄었다』며 『대신 닭고기나 비싸더라도 소고기를 찾는 손님이 늘었다』고 전했다.

주부들의 속앓이는 더욱 심하다. 서울 은평구 녹번동의 주부 최원미(34)씨는 『동네 슈퍼에 가봐도 싱싱한 채소를 찾아보기 힘들어졌다. 배추와 파 등 채소값이 너무 올라 당분간 김치구경은 힘들 것같다』고 말했다.

서울 가락동 농수산물시장 관계자는 『오늘(9일) 오이 20㎏은 수해전 1만9,500원의 2배인 3만7,500원으로, 490원 했던 파(1㎏기준)는 1,000원에 거래됐다』고 말했다. 가격인상 폭이 가장 큰 품목은 호박. 12㎏짜리 한 상자가 수해전 3,000원에서 이날 2만6,500원으로 올랐고, 상추 4㎏도 3,750원에서 2만2,500원으로 6배 뛰었다.

재정경제부는 『가격안정을 위해 13일까지 오이 1,200톤 호박 700톤 상추와 파 200톤 등 시설채소를 중심으로 총 3,000톤의 물량을 수도권에 공급할 계획』이라며 『그러나 오이 호박 상추 등은 적어도 금주말까지는 가격 오름세가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수해이후 서울 등 수도권 지역으로 물량이 대거 몰리는 바람에 지방도시도 비슷한 사정에 처해있다. 이날 대전농산물유통공사에 따르면 수해전 포기당 600∼800원하던 배추는 2,000원∼2,5000만원으로 3배이상 올랐고, 1박스당 5,000원 안팎이었던 상추는 2만∼2만5,000원으로 5배 높은 가격에 거래됐다.

이성철기자

sclee@hk.co.kr

이주훈기자

jun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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