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층 남자와 아래층 여자」서울대가 새로 문을 여는 기숙사 건물에 남녀학생을 한 지붕아래 함께 생활하도록 해 화제다. 남녀 학생이 같은 기숙사 위·아래 층을 나눠쓰게 된 것은 서울대 개교이래 처음이다.
9일 오전내내 서울대 대학원 연구실에는 환호와 탄식이 엇갈렸다. 치열한 경쟁을 뚫고 264명의 입주생 중 하나가 된 최모(인문대 박사1년차·29)씨는 『그동안 여학생 기숙사는 축제때만 잠깐 엿볼 수 있는 금남지대였다』며 『기숙사 자치활동에도 적극 참여할 계획』이라며 기대에 가득찬 모습.
지난달 말 마감한 입주신청에는 『이 나이에 왠 단체생활』이라며 그동안 기숙사를 멀리했던 나이먹은 「노장」 대학원생들도 대거 지원해 치열한 입주 경쟁을 벌이기도 했다.
그러나 남학생들의 「분홍빛 기대」는 기대로만 그칠 전망이다. 서울대측은 여학생은 2, 3층 남학생은 4~8층으로 나누어 출입을 제한하는 등 한 건물 안에서나마 최소한의 선을 그을 예정이다. 기숙사 관계자는 『장기적으로 모든 기숙사를 남녀학생이 건강하게 어울려 살아가는 공간으로 만들 계획이지만 당분간 학부생은 안 받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인문대 대학원생 김모(25·여)씨는 『남녀를 인위적으로 구분하는 것은 구시대적인 발상』이라며 『기존의 16개 기숙사동 모두 남녀가 함께 하는 생활공간으로 변해야 한다』고 말했다.
문향란기자
iami@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