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혼이라도 해가 솟고 희망이 있는 넓은 세상에서 살거라』8일 아침 강원 강릉시 주문진 앞바다. 지난 6월29일 씨랜드 화재참사로 숨진 23명중 어린이 희생자 21명의 유골이 유족들의 오열과 절규 속에 너울거리는 바다에 뿌려졌다. 유족들은 비가 간간이 뿌린 이날 새벽 5시 강원도 어업지도선 2척에 나눠 타고 주문진 앞바다 5마일 해상으로 나가, 유골과 장난감등을 함께 날려보내며 또 한번 피토하듯 통곡했다.
『우리 예쁜 아기, 다시 태어나면 행복하게 살아라』 유족들은 아이들의 뼛가루를 뿌린 후에도 가슴에 묻은 아이들의 영정을 끌어안고 뱃바닥에 주저앉아 바다와 하늘을 향해 자녀의 이름을 목놓아 불렀다.
한 희생자 부모는 「1,000개를 접으면 소망을 들어준다」는 종이학 1,000개를 바구니에 담아 바다에 던지며 어린 생명의 넋을 달랬고, 쌍둥이 자매 가현이와 나현이를 한꺼번에 잃은 고석씨 부부는 배가 주문진항에 돌아온 뒤에도 한동안 넋을 잃은 채 영정을 붙들고 바다만 바라봐 주위의 눈시울을 붉히게 했다.
이에 앞서 유족들은 7일 오전 서울 올림픽공원 평화의 광장에서 씨랜드 화재참사 희생자 합동영결식을 가졌다. 이번 참사로 숨진 김세라(6)양의 언니 보라(11)양은 조사를 통해 『겨우 6년밖에 살지 못했는데, 이젠 정말 다시 볼 수 없는거냐』고 울부짖었다. 영결식이 끝난 뒤 희생자 21구의 시신은 벽제화장터로 옮겨졌다.
정녹용기자
ltrees@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