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몸을 푼다」는 말로 불려지는 산모(産母)의 산후조리는 친정이나 시댁에서 하거나 사람을 구해 하는게 고작이었다. 그러다보니 눈앞의 집안 일과 남편 뒷바라지를 일부라도 거들게 돼 산모들이 충분한 산후조리를 하지 못하는 경우가 허다했다. 이에 김계화(金桂花·37)씨가 착안한 것이 간호사와 조리사, 영양사까지 갖춘 전문 산후조리원. 96년 11월 인천에서 국내 최초로 문을 연 「성모 산후조리원」은 「사임당 산후조리원」으로 이름을 바꾼 이래 3년만에 전국 40여개의 지점을 갖출 정도로 성장했다.『산모가 정상적인 활동을 하기까지는 통상 6~8주정도가 필요합니다. 그중 출산직후 최소 2주가량은 충분한 휴식을 취해야 하는 데도 여건이 허락치 않는 경우가 많지요. 그래서 산모와 신생아만을 위한 공간을 만들게 됐습니다』
사임당 산후조리원은 80~100평 규모의 1개 층에 1인 1실인 산모방과 신생아실, 운동 맛사지 좌욕실 등으로 구성돼 있으며 20명을 한번에 수용할 수 있다. 5주전에 예약을 해야하며 통상 2~3주 정도를 머물면서 신생아 관리부터 산모들의 영양 체형 피부관리 등 각종 산후조리 프로그램을 전문가들에 의해 체계적으로 받게 된다. 이용료는 2주에 80만~100만원이고 1주일을 연장하면 35만원이 추가된다.
『산후조리를 집 밖에서 한다는 것이 낯설었는지 처음 1년간은 고객이 얼마 되지 않았지만 인천의 100여개 산부인과를 돌아다니며 홍보한 결과 차츰 고객수가 늘더군요』
이후 김씨는 인천점에 이어 분당점, 서울 강남점 등을 체인점 형식으로 차례로 개원하며 전국 40개 지점을 확보했다. 그간 이곳을 거쳐간 산모는 대략 1만5,000여명. 요즘은 한달 평균 1,000~1,200명 정도가 이용하고 있다.
충북 충주출신의 김씨는 대학에서 유아교육을 전공한 뒤 85년 결혼후 인천에서 영·유아들을 교육하는 어린이집을 시작했다. 김씨는 학부모들과의 상담을 통해 산후조리의 어려움을 자주 들었고, 여기서 병원과 자기 집의 환경을 접목시킬 수 있는 산후조리원의 아이디어를 얻게 됐다.
김씨는 인터뷰 말미에 이번 집중호우로 발생한 수재민을 돕겠다고 자청했다.
『전국의 수재민중 산모나 임산부가 있으면 언제라도 연락주세요. 원하는 지역에서 무료로 산후조리를 할 수 있도록 도와드리겠습니다』
김씨는 수재민 대상 무료 산후조리서비스를 10월까지 계속할 방침이다.
문의 (02)516_4700 /염영남기자 libert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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