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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6칼럼] α답게 되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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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6칼럼] α답게 되는 길

입력
1999.08.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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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 「젊은 피」가 문제더니 이번에는 「알파(α)」가 회자되고 있다. 그리스어 첫 글자로 처음을 의미하는 α. 때로는 「플러스 α」로 막연한 미지수라는 개념으로 쓰이기도 하고 「α에서 Ω(오메가)」라 하여 최고의 가치, 가장 중요한 것이라는 의미로 사용되기도 한다. 그러나 『도대체 α가 뭐야. 1+α는 또 뭐고』 라는 질문은 단순, 명쾌하게 설명하기엔 그리 쉬운 방정식이 아니란 생각이 든다. 우선 α라는 용어 자체가 젊은 피를 대체하는 수사 정도로만 치부되지는 않을까 라는 경계심을 늦출 수 없다.기성정치인들이 α를 동원해서 자신들의 정치구상을 밝히고 단순히 자신들의 부족함을 메우는데 이용하려 한다는 혐의 또한 지우기 어렵다. 벌써부터 『1+α다』 『α+1이다』는 주도권 다툼식의 얘기가 나오는 걸 보면 기우만은 아닐 듯싶다.

이런 상황이라면 α세력은 또 하나의 장식물로 전락할 위험성이 다분해진다. 지난 10여년 간 몇차례에 걸쳐 민주화세력이 조직을 만들고, 기성정당과 결합을 추진했지만 그때마다 플러스적 의미의 α에 불과한 역할에 그쳤다.

그러기에 α세력에 대한 논의가 지금부터라도 좀더 공론화, 구체화해야 한다. 또 진정 α세력이 필요하다면 기성정당과 정치인들은 큰 양보나 희생적인 결단을 흔쾌히 감수할 각오가 돼 있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α세력은 결국 기성정치세력에 또 한번 흡수돼 반짝이는 정치이벤트로 끝나고 말 것이다.

최근 α세력이라 일컬을 수 있는 사람들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주목할 만한 것은 이들이 과거의 명망가 몇 명을 앞세우는 방식을 벗어나 참여폭과 범위를 확대하고, 유명하지는 않지만 실질적으로 생활의 현장에서 묵묵히 일하고 있는 사람들이 중심이 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그리고 보수와 개혁의 이분법적인 구도를 허물고, 새로운 정치 패러다임의 구축을 내걸고 있다는 점에서 과거 민주 대 반민주를 축으로 통합을 추진한 것과 사뭇 다르게 보인다.

그러나 이러한 시도가 성과를 거두기 위해서는 주도권 다툼에 휘말려서도, 또한 지분논쟁을 불러일으켜서도 안된다. 무엇보다도 정체성을 분명히 하고 어떠한 경우에도 관철시켜야 할 원칙과 기준을 세우고 지켜나가야 한다. 나아가 비전을 제시하고 이를 구현할 리더십을 만들어야 한다. 국민의 신뢰를 얻을 수 있는 「새로운 세력으로서의 α」가 되는 길은 여기에 있다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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