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총재 기자회견의 중심화두는 역시 「3김정치 청산」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여러차례 언급한 것이긴 하지만 『구호에 그칠 것』이라는 당 안팎의 비판을 이총재가 의식하고 있는 터여서, 이번에는 방법론이나 추진방향 등에서 어느 정도 구체적인 윤곽을 제시할 것으로 보인다.이와 관련, 이총재가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의 비자금 재수사와 97년 대선자금의 조성 및 사용내역 공개를 촉구할 가능성도 있다. 8일 열린 참모회의에서는 한나라당이 자체 확보하고 있다는 김대통령 비자금자료를 직접 공개하는 초강수까지 논의된 것으로 알려졌다. 최종 선택은 물론 이총재의 몫이다.
이총재가 「3김정치 청산」에 매달리는 이유는 자명하다. 「이회창식 새정치」의 개념이 한마디로 「3김과는 다른 정치」인데다, 3김의 산을 넘지 않고서는 이총재 스스로 존재이유가 없다는 점을 인식하고 있다. 또 3김정치 청산 시도를 통해 「3김(金)1이(李)」구도를 짜는데 성공할 경우 3김으로 상징되는 구(舊)정치의 대칭점에 자신을 확고하게 자리매김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김영삼(金泳三)전대통령에 대해서는 지금까지 밝힌 원칙선을 넘을 것 같지 않다. 김전대통령 문제는 3김정치 청산의 큰 틀속에서 자연스럽게 용해시키는게 효과적이라는 판단 때문이다. 8일 이부영(李富榮)총무의 상도동방문도 3김정치 청산이나 한나라당의 제2창당 추진이 YS와의 정면승부를 뜻하는 것이 아님을 이해시키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이총재는 회견에서 제2창당 프로그램의 본격가동도 선언할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이날은 원칙과 방향만 제시할 것으로 예상된다. 당 개혁 특별기구 구성, 당직개편, 외부인사 영입 등 구체적인 실행프로그램들은 임시국회가 끝나는 이번 주말이나 내주초부터 모습을 드러낼 가능성이 높다.
이총재는 이와 함께 김종필(金鍾泌)총리 해임건의와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에 대한 재신임투표 추진과 관련, 지구당별 서명운동, 내각제개헌 약속파기 규탄대회 등 구체적인 일정도 밝힐 예정이다.
/최성욱기자 feelcho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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