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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중개인] 대신증권 이종숙 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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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중개인] 대신증권 이종숙 대리

입력
1999.08.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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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로커의 성적은 안전한 고객재산 관리에 달려 있습니다』증권사 객장은 희비가 교차한다. 대세 상승기의 화려함, 그 뒤에 남은 투자가들의 울분이 뒤섞이기는 곳이다.

대신증권 서울 명일동지점 이종숙(李鍾淑·33)대리는 이 냉정한 현장을 지키는 몇 안되는 여성 브로커(중개인)다. 85년 서울여상을 졸업하고 입사해 줄곧 창구업무를 맡다 올해 4월 이 증권사의 여성1호 브로커로 「승진」했다.

출근은 아침 7시, 퇴근은 밤 9시.

그날의 장을 예상해 투자전략을 짜는 팀회의를 마치기도 전에 고객전화가 밀려든다. 순간에 손익이 갈리는 매매주문을 언제 낼지 하루 수십번 판단해주는 일이 무엇보다 힘들다. 하지만 그간의 경험이 큰 힘이 되고 있다. 주가 바닥시절인 93~94년을 그는「공포」로 기억한다. 많은 이들이 객장에서 사라졌고 자신도 증권저축을 통한 주식투자에서 모은 돈을 거의 날렸다.

『비록 실패의 연속이었지만 그 때부터 쌓은 실전체험이 재산이 됐어요. 노하우도 생겼구요』 그중 하나는 브로커의 능력을 가늠하는 매매타이밍.『부도주식도 시기만 잘 타면 이익을 냅니다』

장이 오후 3시 마감되면 일일이 고객에게 전화해 시황을 다시 알려주고 나름대로 추천종목도 분석해 본다. 대학강사인 남편과 네살된 딸 아이가 있는 이대리는 여름휴가도 활황인 장이 끝날 때로 연기했다.

관리고객은 이런 여성 특유의 꼼꼼함에 끌린 명퇴자, 아줌마 부대가 특히 많아 100여명으로 불어 있다. 액수는 지역 특색상 소액투자가가 대부분으로 1인당 평균 1,000만원. 통틀어 10억여원에 불과하다.

이 대리의 전략은 일단 목표수익률을 정해 달성되면 되파는 것. 7월에는 단기간에 목표치를 자주 넘는 바람에 약정고 200억원을 기록했다. 쟁쟁한 남자사원도 힘든 약정고로 회사에는 1억원(수수료)가량을 벌어줬다.

브로커는 약정고에 따라 성과급이 지급된다. 약정고가 높아야 증권사의 수입원인 수수료가 올라가기 때문인데 요즘 월 1,000만원 이상 받는 이들도 많다. 이 대리는 그러나 브로커의 역할은 고객 돈을 안전하게 관리하는 것이라며 성과급에 욕심내지 않는다.

『사연없는 돈이 없을 텐데 이를 잃고 가슴칠 생각하면 고수익을 바라는 「투기」는 않는게 낫죠』 그래서 주식을 장기보유하는 고객이 많고 수익률도 높지는 않다고 한다. 궁금한 월 수입은 『어쩌다 지난 달에 많았을 뿐』이라며 입을 닫았다. 장철원(張哲源·44)지점장도 『실력있는 남자 직원 못지 않다』고만 했다.

/이태규기자 tg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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