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이요법은 다이어트의 핵심이다. 손쉽게 살을 빼준다는 약이나 다양한 치료법이 등장하고 있지만, 식이요법만큼 건강을 해치지 않으면서 체중을 줄일 수 있는 방법은 아직 개발되지 않고 있다. 그러나 효과를 인정받은 식이요법이라해도 과신하고 너무 집착하면 역효과를 낳기 십상이다. 최근 연구로 밝혀진 식이요법의 허와 실을 알아본다.저지방식은 장기적으로 골다공증의 위험을 초래
저지방식은 오랫동안 이상적인 다이어트 방법으로 선호돼 왔다. 그런데 최근 미국 피츠버그대학 샐러몬박사팀은 임상영양학회지에 발표한 논문에서 『저지방식과 적당한 운동을 결합한 다이어트프로그램이 체중을 줄여줄 수는 있지만, 골반과 요추골을 약화시켜 골다공증을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실제로 체중감량프로그램에 참여한 여성들은 18개월간 3.2㎏의 체중을 줄였지만, 미참여 여성들에 비해 골밀도가 절반가량 손실된 것으로 나타났다. 실험에 참여한 여성들은 저지방식을 하면서 칼슘이나 칼슘보충물을 섭취했는데도 불구하고 뼈의 상당부분이 퇴화했다. 샐러몬박사는 『다이어트를 시작한 여성은 자신이 얻을 수 있는 이익과 위험성을 잘 따져봐야 한다』며 『이상적인 프로그램은 골격의 손실없이 체중을 줄이는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백병원 가정의학과 김철환교수는 『저지방식을 계속하면 지용성인 비타민D가 부족해 칼슘섭취가 방해받는다』며 『동물성 육류는 가능한 적게 먹되 식물성 지방의 섭취를 늘려야 한다』고 말했다. 김교수는 또 『탄수화물과 지방, 단백질을 6대2대2의 비율로 섭취하는 게 바람직하다』며 『육류를 즐기는 사람은 비타민D제제를 따로 복용하라』고 조언했다.
황제다이어트는 심한 탈수 등 부작용 심해
몇년 전부터 유행하는 황제다이어트는 고기를 실컷 먹더라도 탄수화물의 섭취만 제한하면 에너지의 소비가 늘어나 살이 빠진다는 이론. 실제로 황제다이어트를 시작하면 초기에는 급격히 살이 빠진다. 이는 탄수화물의 섭취를 제한하면서 소변량이 많아져 체내 수분이 급격히 줄어들기 때문.
하지만 체지방은 줄지 않아 지속적인 체중감량 효과를 기대하긴 어렵다. 더욱이 우리 몸을 움직이는 주연료에 해당하는 탄수화물이 모자라면 피로감 증가, 저혈압, 입냄새 등 여러가지 부작용이 생긴다. 강북삼성병원 가정의학과 박용우교수는 『수분보충이 안되면 탈수의 위험이 있고 수분이 보충되면 원래의 체중으로 되돌아간다』며 『식이요법의 요체는 총 섭취열량을 줄이는 것이지 특정 영양소를 빼는 것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무조건 양을 줄이기 보다는 먹는 방법 바꿔야
살을 빼려면 무조건 적게 먹어야 한다고 여기는 사람이 많다. 하지만 먹는 양을 줄인다고 항상 살이 빠지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양을 줄이다 보면 어느 순간 못 먹는 것에 대한 불만이 쌓여 걷잡을 수 없이 과식하는 역효과가 난다. 서울중앙병원 비만클리닉 박혜순교수는 포만감을 느끼면서 몸에 필요한 영양소를 충분히 섭취하는 다이어트가 바람직하다고 말한다.
/고재학기자 goindol@hk.co.kr 장미경·과학문화지원단
영양결핍을 막는 식사법
■세 끼 주식에 충실한다. 같은 양이라도 세 끼에 나눠먹지 않고 한 번에 몰아 먹으면 절식의 효과가 사라진다.
■절식은 활동에 지장이 없을 정도로 한다. 먹는 양을 지나치게 줄이면 몸이 위기의식을 느껴 영량소모를 최대한 억제하고 칼로리를 체내 지방으로 저장하게 된다.
■밥의 양은 약간 줄이되 잡곡밥 위주로 먹고, 고기는 살코기로 먹는다. 생선은 석쇠에 굽거나 조려서 먹고, 계란도 프라이보다는 삶거나 쪄서 먹는 게 좋다. 이렇게 하면 칼로리와 지방 섭취는 줄고 비타민, 무기질, 섬유질을 충분히 먹을 수 있어 살을 빼면서도 균형있는 영양섭취가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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