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육군상사의 꿈 덕분에 군부대 유격훈련장에서 숙영하던 군장병 30명이 산사태로 인한 참변을 모면했다.경기 파주시 비룡부대 포병연대 유격훈련장의 유격대장 김인중(49)상사는 집중호우가 쏟아진 지난달 31일 오후 10시30분께 막사에서 잠에 들었으나 20여분 뒤 악몽을 꾸다 가위에 눌려 벌떡 일어났다.
갑자기 폭우가 쏟아지면서 유격훈련장이 물바다가 된 가운데 유격대원 2명이 『살려달라』고 애원하며 계곡물에 떠내려가는 꿈을 꾼 것.
김 상사는 이내 유격장으로 달려갔으나 유격대원들은 모두 깊은 잠에 곯아 떨어져 있었고 비도 그리 심하지 않았다. 그러나 김 상사는 「혹시나」하는 마음에 유격훈련장 야외에서 텐트 2개를 치고 잠자던 사병 28명과 장교 2명을 모두 부대내 식당으로 대피시켰다.
이어 오후 11시30분께 장병들이 모두 대피한 사실을 확인한 김상사는 텐트 속의 침낭과 식기 등이 옮겨졌는지를 확인하려고 어둠속에서 유격장을 찾아갔다가 소스라치게 놀랐다.
불과 30여분 전까지만해도 장병들이 잠자던 텐트가 유격훈련장 옆 야산의 산사태로 쏟아져 내린 흙더미에 묻혀 흔적도 없이 사라져 버렸기 때문이다.
김 상사는 『너무도 이상하고 믿기지 않은 꿈이었지만 결과적으로 소중한 장병들의 목숨을 구할 수 있게 되어서 다행』이라고 말했다.
/파주=김혁기자 hyuk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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